“딸에게 별일 없길 바라면 끝까지 읽어라”…학부모에게 협박 받은 교사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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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교사노동조합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에게 협박성 편지를 받아 두려움에 시달린 사연이 전해졌다. 교육청이 이 사안을 교육 활동 침해로 보고 학부모에 대해 형사 고발을 추진했지만 3개월째 지지부진한 상태로 알려졌다.

16일 서울 교사 노동조합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사인 A씨는 지난해 7월 한 학부모로부터 빨간색 글씨로 적힌 편지를 받았다. 학부모는 A씨를 ‘선생님’ 아닌 ‘00씨’로 칭하면서 ‘딸에게 별 일 없길 바란다면 편지는 끝까지 읽는 것이 좋을 겁니다’라고 했다. 이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전학을 갔고 새 학교에서 밝은 모습으로 지내는 점을 언급하고 "예상대로 아이의 문제가 아닌 A씨의 문제라는 것을 정확히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교실에 잠시나마 머물렀던 12세 아이가 주는 충고"라며 6가지 항목을 나열했다. 구체적으로는 ‘본인의 감정을 아이들에게 공감하도록 강요하지 마세요’ ‘스스로 떳떳하고 솔직한 사람이 되세요’ ‘자신의 인권이 중요하다면,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세요’ ‘이번 일이 당신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이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을 꾸짖기 전에 자신의 문제를 먼저 생각해보세요’ ‘아이들 뒤에 숨지 말고 어른과의 일은 어른끼리 해결하세요’ 등이다.

A씨는 지난해 이 학부모 자녀의 종합심리 검사를 권유했고 이 학부모는 사비로 검사를 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이 학부모는 이후 A씨가 학생들과 찍은 단체 사진에 자신의 자녀가 빠졌다는 점 등을 이유로 A씨에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종합심리 검사를 언급하면서 "(A씨가) 아이를 정신병자 만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A교사는 두려움을 호소하며 서울시교육청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심의를 요청했다. 교권보호위는 지난해 12월 이 학부모의 행위를 ‘교육 활동 침해’로 인정해 지난 2월 교육청에 형사고발을 요청했다. 다만 이 조치는 3개월째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노조는 전했다.

김유진 기자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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