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 대규모 소요… 40년만에 ‘비상사태’ 선포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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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권 확대에 원주민들 반발
헌병 등 4명 사망, 수백명 다쳐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에서 대규모 소요 사태가 연일 이어지면서 프랑스 헌병을 포함해 4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 이에 프랑스는 40년 만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유혈 사태가 확산될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폭력 사태는 프랑스의 선거권 확대 방침에 원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촉발돼 해소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프랑스 정부는 15일 오후 내각회의에서 누벨칼레도니 소요 사태와 관련해 최소 12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했다고 AP·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누벨칼레도니 시간으로 16일 오전 5시 발효된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집회와 이동이 제한되고 당국의 가택 연금, 수색에 대한 권한이 강화된다. 프랑스가 본토 밖 프랑스령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던 것은 1985년 누벨칼레도니에 대해 조처했을 때가 마지막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노르망디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긴급 안보 회의를 주재해 비상사태 선포 안건의 내각회의 상정을 요청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혈사태 확산 시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고 정치적 대화를 촉구했다고 엘리제궁은 전했다.

이날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던 프랑스 헌병 1명이 숨져 이번 사태와 관련된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다. 누벨칼레도니에서는 13일 밤부터 유혈 소요 사태가 이어지면서 전날까지 원주민 카나크족 3명이 숨졌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이날 경찰과 헌병대 100명을 포함해 수백 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수도 누메아 등에서 총격 보고가 여러 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프랑스가 누벨칼레도니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카나크족은 이 정책이 원주민 입지를 좁히고 친프랑스 정치인에게 유리한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는 1853년 누벨칼레도니를 점령하고 죄수 유배지로 사용했다. 이후 상당 부분 자치권을 이양했지만 카나크족은 분리·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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