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모독죄로 체포됐던 태국 활동가, 옥중 단식 후 건강악화로 사망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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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 단식 중에 병원 이송…치료 거부하다 사망

왕실모독죄 혐의로 체포돼 옥중 단식투쟁을 벌였던 태국 20대 활동가가 사망했다.

1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교정국은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태국 민주화운동단체 ‘탈루왕’ 소속 활동가 네티폰 사네상콤(28·사진)이 전날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교정국은 그가 교정국 산하 병원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탐마삿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숨졌다고 전했다. 이어 "네티폰이 빈혈 증세 등을 보였으며 정확한 사인은 부검으로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네티폰은 지난 2022년 2월 왕실 자동차 행렬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월 26일 왕실모독죄 혐의로 구금돼 재판을 앞두고 있었다. 수감 이튿날부터 그는 사법 개혁과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나섰다. 물과 음식, 약물 등을 거부하다 건강 상태 악화로 2월 초 병원으로 이송됐다. 2월 말부터 물을 마시기 시작했고 지난달부터는 음식도 섭취했으나 약물 치료는 거부했다.

네티폰은 왕실모독죄 사건 2건을 포함해 7건의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10월 9일엔 방콕 남부형사법원 앞에서 왕실모독죄로 기소된 다른 활동가들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여했다가 법원모독죄로 징역형을 받기도 했다. 태국에선 왕실모독죄로 불리는 형법 112조에 따라 왕과 왕비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등의 경우 죄목 당 최고 징역 15년에 처한다.

군주제 개혁은 왕실이 신성시되는 태국에서 금기시되는 주장이지만 2020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이후 왕실모독죄 폐지 요구가 표면화됐다. 인권단체 ‘인권을 위한 태국 변호사들’(TLHR)에 따르면 2020년 7월 이후 최소 272명이 왕실모독죄로 기소됐다. 국제앰네스티는 "네티폰의 죽음은 태국 당국이 활동가의 보석 석방 권리를 부정하고 구금을 이용해 평화적인 반대 의견 표현을 막고 있음을 일깨운다"고 지적했다.

박준우 기자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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