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한 가스전에 ‘이산화탄소 저장’ … 탄소 중립 실천한다[Who, What, Why]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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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 동해 가스전 ‘CCS 사업’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이 화제인 가운데, 쓰임을 다한 가스전을 ‘탄소저장소’로 활용하는 사업 역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21년 수명을 다한 ‘동해 가스전’이 탄소 절감을 위한 새로운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동해 가스전은 1998년 울산 남동쪽 58㎞ 해상에서 발견돼 2004년부터 2021년까지 4500만 배럴에 달하는 초경질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며 우리나라를 산유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17년간 2조6000억 원의 매출을 냈고, 비용을 제한 순이익은 1조4000억 원에 달한다. 정부는 생산을 종료한 동해 가스전을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시설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 2조9529억 원이 투입되는 동해 가스전 CCS 사업은 오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진행된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초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동해 가스전 활용 CCS 실증 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사업이 실증에 성공한 뒤 본격화될 경우 2030년부터 울산 등지의 공업단지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연간 120만t씩 폐가스전 해저에 저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에너지와 어프로티움 등이 울산에서 수조제조 공정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울산 신항에 만들어지는 허브 터미널에 임시 저장하면, 이후 해저 배관을 통해 해상 플랫폼으로 수송되고 주입설비로 동해 가스전 해저에 저장될 예정이다.

CCS 사업은 해마다 30% 이상 성장 중인 유망 사업이다. 글로벌CCS연구소는 2050년에 전 세계 탄소 포집량이 75억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미 해외 주요국과 CCS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에 나섰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회사 페르타미나(Pertamina)와 인도네시아 석유·가스전의 CCS 전환 실증 사업 추진을 위한 공동조사협약(JSA)을 체결했고, 동해 가스전과 더불어 인도네시아에서의 CCS 실증 사업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말레이시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Petronas)가 추진하는 ‘셰퍼드 CCS 프로젝트’에도 석유공사를 비롯한 삼성E&A, 삼성중공업, 롯데케미칼, SK에너지, SK어스온 등 우리 기업들이 공동으로 공식 참여 중이다. 이렇듯 해외 CCS 사업에 참여한 경험은 우리나라 동해 가스전 CCS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동해 가스전의 용량이 작아 실제로 탄소 절감에 큰 도움은 되지 않더라도 CCS 사업이 가능한지 실증하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험과 노하우,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어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다만 2017년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이 지열 발전을 위한 시추와 물 주입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주장이 있어 지역 주민들이 사업을 수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해저에 주입한 이산화탄소가 응고될 때까지 문제없이 관리·관찰하기 위한 기술적 측면 역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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