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訪北>“한미연합훈련, 대북특사 협상 성과따라 일정 등 조절”

軍전문가들 “韓·美 조율”전망
“훈련 재연기는 협상대상 아냐”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연기된 한·미 연합 키리졸브(KR)연습 및 독수리훈련(FE)이 4월 초에 실시되지만 미·북 대화 진전에 따라 규모와 기간 등이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군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군 특수부대 침투 등에 대비하는 야외 기동훈련(FTX)인 독수리훈련은 4월 한 달간 실시가 유력하며, 북한의 전면전 도발을 가정한 미군 증원전력의 전시작전계획인 작계 5015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숙달하는 지휘소연습(CPX)인 키리졸브연습은 4월 중순부터 시작해 약 2주간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5월 농번기와 미군의 전 세계 연합훈련 일정 등을 감안할 경우 평소 2달간 진행해온 독수리훈련의 경우 훈련 기간이 올해는 1달 또는 1달 보름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애초 독수리훈련은 4월 1일, 키리졸브연습은 4월 15일쯤 시작할 예정이었다”며 “대북특사의 비핵화 협상 성과 등에 따라 최종적으로 훈련 내용과 일정, 규모가 조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독수리훈련은 하나의 프로그램 아래 2달간 죽 연결되는 육·해·공 합동작전이 아니라 한·미 특수전부대, 한·미 해군, 한·미 공군끼리 2달간 단속적으로 이어지고 농번기 등을 감안해 4월 말쯤 끝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미 군사 당국이 연합대비 태세를 갖추는 데 문제가 없도록 상호 합의하에 기간을 조율하고, 훈련 축소 등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연합훈련 시기를 두고 한·미 군사 당국 간 잡음이 생기면 군사대비 태세 및 한·미 공조체제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현재 베트남에서 연합훈련 중인 핵항모 칼빈슨호와 일본에 정박 중인 로널드 레이건호, 강습상륙함 본험 리처드함과 F-35B 12대 이상 탑재가 가능한 와스프함, 지난 2일 일본에 온 핵잠수함 토피카함 등은 연합훈련 결정이 내려지는 즉시 파견이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키리졸브연습을 재연기하거나 독수리훈련 기간을 축소하게 되면 미군 증원전력의 훈련 기회가 박탈돼 연합방위력의 현격한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미 연합훈련 재연기 등은 비핵화 출구 단계에서나 검토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로, 현 단계에서 협상 대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