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항소심 징역 25년>특활비 2심에 사법행정권 남용수사까지… 朴 최종형량 40년 될수도

남은 재판 전망은

벌금 못내면 最長3년 노역해야
엘리엇 ISD소송엔 먹구름 관측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늘어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 원이란 중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향후 국정농단 상고심에 각종 다른 혐의로도 ‘법의 심판’이 남아 있어 형량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검찰이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어 첩첩산중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까지 박 전 대통령이 선고받은 형량은 징역 총 33년, 벌금 200억 원, 추징금 33억 원에 이른다. 이마저도 법원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관련해서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한 결과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국정원 특활비 36억여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국정원법상 국고손실)에 대해 징역 6년에 추징금 33억 원을, 재임 시절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받아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기존 재판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 굵직한 검찰의 수사도 남아 있어 박 전 대통령이 선고받을 최종 형량은 40년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벌금 200억 원을 내지 못한다면 최장 3년간 구치소 노역을 해야 한다. 지난해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전·현직 공직자 재산등록 신고내역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재산은 약 37억 원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미 박 전 대통령을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와 관련해 서울 내곡동 사저(28억 원)와 예금 30억 원을 법원의 허가를 받아 동결(범죄수익 추징 보전) 조치했다.

이날 2심 재판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포괄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묵시적 청탁 사실을 인정하며,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8000억 원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는 앞서 엘리엇에 대한 답변서에서 ‘서울중앙지법은 이 삼성 부회장이 합병 관련, 박 전 대통령에게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청탁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며 1심 판결을 인용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가 삼성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음을 전제로 판결함에 따라 이 같은 답변서 논리는 정면으로 깨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엘리엇도 국정농단 재판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법무부가 자충수에 빠진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정우·김수민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