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선 ‘대기 귀순’>“9·19남북군사합의 후 NLL 작전절차 약화… 北어선 침범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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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의원, 軍자료 공개

“교전규칙 3단계→5단계 변경
불필요한 절차 들어가고 모호
北서 와도 경고방송만 할 우려”

지난해 9·19 남북군사합의 후 북방한계선(NLL) 작전 수행 절차가 기존의 ‘3단계’에서 ‘5단계’로 완화된 후 동·서해 NLL 인근에 무리 지어 접근하는 북한 어선 등의 탐지·차단 어려움이 가중하고 있다는 현장 지휘관과 군사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북한 어선 대기 귀순’ 시 동해 NLL 침범 탐지 실패의 구조적 원인이 NLL 작전 수행 절차 변경과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이 군 당국으로부터 입수한 ‘국군 NLL상 작전수행절차 수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9·19 군사합의를 통해 남북 간 교전규칙은 ‘경고방송→2차경고방송→경고사격→2차경고사격→군사적조치’ 5단계로 바뀌었다. 군 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새로운 작전 수행 절차를 적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02년 제2연평해전 직전 NLL 교전수칙은 ‘경고방송→시위기동→차단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 5단계였지만, 적 위협에 무방비 노출된다는 제2연평해전을 교훈 삼아 이명박 정부에서 ‘경고통신→경고사격→조준사격’ 3단계로 간소화했고, ‘선조치 후보고’로 현장 지휘관 재량권이 강화됐다.

백 의원 측은 “변경된 작전 수행 절차 중간중간에 경고방송·경고사격 등 불필요한 절차가 들어가고 마지막 ‘군사적 조치’가 격파 사격인지, 조준 사격인지 불분명해 해군 함정 지휘관들이 완화된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9·19군사합의 이전 3단계 조치는 북한 어선과 경비선이 NLL을 침범할 경우 곧바로 조준사격에 들어가는 것으로 돼 있어 북한 선박들이 NLL을 침범할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9·19 합의 이후 북한 선박의 NLL 침범 횟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함정 지휘관은 “북한 어선이 무리 지어 NLL 인근으로 몰려들 경우 경고사격과 차단 기동 위협을 하다 자칫 북한 어선과 충돌하면 문제가 될 수 있어 경고방송만 하고 과거처럼 단호한 위협기동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