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꾸라진 성장률… 韓銀도 2.7%로 하향

국제기관 · 민간硏 이어 2%대로
2%도 무너지면 스태그플레이션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치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갈수록 커지는 무역적자와 함께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당국의 성장률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은 26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 조정했는데 지난 2월에 내놨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3.0%)에서 0.3%포인트 낮춘 것이다. 성장률 하락은 이미 예견됐던 바이다.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주상영 금통위원이 “올해 경제성장률은 2% 중후반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가가 다소 높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한 바 있다.

국책·민간 연구소들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일제히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8일 내놓은 ‘2022년 상반기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애초 3.0%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KDI는 올해 민간소비가 회복되기는 하겠지만 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가능성은 낮다는 전제 아래 성장률 2%대가 깨지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기관들과 민간 연구소들도 일제히 성장률을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수정했다. 3개월 만에 무려 0.5%포인트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와 무디스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애초 2.9%에서 2.5%로 하향했다. 한국금융연구원도 3.2%에서 2.6%로 0.6%포인트나 낮췄고, 현대경제연구원과 메리츠증권 역시 각각 2.8%, 3.0%였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소비 회복과 추가경정예산 집행으로 성장률이 단기적으로는 다소 높아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악재들이 많아 둔화될 것”이라며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에 따른 대중국 수출 감소와 함께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대환·윤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