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주방장 출신’ 호텔 임원 늘어… “훌륭한 맛 인증 받았다면, 리더십도 검증된 것”

  • 문화일보
  • 입력 2022-08-08 09:01
  • 업데이트 2022-12-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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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덕죽 前신라호텔 상무가 최초
여경옥·이민·박효남 등 뒤이어
“팀워크로 돌아가는 호텔 주방
요리실력 바탕엔 통솔력 있어”


과거 특급호텔의 영업 중심이 객실 위주였다면, 요즘은 그 무게중심이 에프앤비(F&B·식음)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식음 부문이 객실 부문과 양대 수익 발생원으로 영업적 지위를 갖게 된 지는 이미 오래. 직접적 운영 수익뿐만 아니다. 훌륭한 음식과 격식 있고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은 호텔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도 크게 기여한다. 특급호텔에 총주방장 출신 임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 이런 추세에 힘입은 것이다.

특급호텔의 주방을 지휘하다가 임원으로 발탁된 이들은 업계에서 신화적인 인물들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특급호텔 주방장 출신 임원은 신라호텔의 후덕죽 전 상무다. ‘중화요리의 전설’로 불리는 그는 제자를 내로라하는 중식 명장으로 길러낸 거로도 유명하다. 그의 신라호텔 제자인 여경옥 총주방장은 신라호텔에서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으로 옮겨가면서 총괄이사 자리에 올랐다.

웨스틴조선의 조리사 출신 최초 임원은 이민 전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대표다. 2001년 글로벌 호텔 체인 제휴 호텔 최초의 한국인 총주방장 자리에 오른 그는 4년 만인 2005년 웨스틴조선 최초의 조리사 출신 임원(조리총괄 상무)으로 승진했다. 그는 조형학 전무의 웨스틴조선 입사 5년 선배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총주방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요리계의 스타’로 불리는 박효남 세종호텔 전무는 힐튼호텔 최초로 현지인 총주방장 자리에 올랐고, 서른여덟의 나이에 업계 최연소 상무이사가 됐다. 세종호텔로 일터를 옮긴 그는 호텔 일과 함께 호텔과 같은 설립운영법인 소속 세종사이버대에서 조리서비스경영학과 교수직을 맡아 프렌치 다이닝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병우 전 롯데호텔앤리조트 총주방장은 다른 특급호텔 총주방장과는 달리 양식이나 중식이 아닌 한식요리로 상무 자리에 올랐다. 그는 호텔 주방장 중 첫 ‘대한민국 요리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방장 출신으로 임원에 오른 이들의 공통점은 탁월한 요리실력이다. 이런 요리실력의 바탕이 되는 건 리더십이다. 특급호텔에서 맛있는 음식은 누구 하나의 손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식재료 사입부터 검수와 관리, 재료 손질부터 조리와 플레이팅, 그리고 서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협업으로 음식이 완성된다. 호텔 주방은 시스템과 팀워크로 이뤄지는데, 음식을 인정받았다는 건 주방장이 지휘하는 주방의 팀워크가 단단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호텔에서만큼은 맛있는 음식은 ‘좋은 리더십’에서 나오는 셈이다.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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