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가 꿈꾸고 바리스타 도전… 주민참여 이끌어내자 도시 ‘활기’

  • 문화일보
  • 입력 2022-10-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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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전통주 제조·교육기업 ㈜오산양조 사업장에서 ‘신갈오거리부엌 막걸리&요리 학교’ 수강생들이 고두밥과 누룩을 섞으며 술을 빚고 있다.



■ 2022 대한민국 도시혁신 산업박람회 - 용인시 신갈오거리 일대

2020년 도시재생지구 선정된후
주민공모 통해 9개 동아리 발굴
커피 나눔 봉사 등 뜨거운 관심

공유플랫폼 창업공간 조성 박차
아트거리 완성땐 상권회복 기대
소통-교류 지역공동체복원 꿈틀


용인 = 글·사진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열심히 배우면 우리도 술도가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요?”

6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행정복지센터 지하 1층에 자리한 공유 주방에서는 특별한 실습 강좌가 열렸다. 가양주의 전통을 잇고자 하는 주민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용인시 도시재생과와 용인마을협동조합이 손잡고 기획한 ‘신갈오거리부엌 막걸리&요리 학교’였다. 술을 담그는 법을 배우고자 솥과 휴대용 버너를 들고 모인 주민들은 전문 강사의 지도에 따라 막걸리의 주재료인 고두밥을 짓는 작업부터 누룩과 물을 섞고 술통에 담는 일까지 손수 해보며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달 29일에는 전통주 제조·교육기업인 ㈜오산양조 사업장에서 오서윤(43) 양조기술이사 등 업계 종사자들을 만나 술 빚는 법에 대한 이론 강좌를 들으며 질문 세례를 쏟아내는 등 열띤 학구열을 보이기도 했다.

용인 신갈오거리 일원 갈내마을이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와 인접하고 국도 42호선이 통과하는 용인시 진입의 관문이었던 신갈오거리 일대는 경기 남부권의 주요 번화가로 손꼽혔다. 하지만 2005년 신설된 기흥구청 주변으로 상권이 옮겨가면서 주민이 마을을 떠나는 등 쇠퇴기를 맞았다. 마을 회생 방법을 고심하던 용인시는 3전 4기의 도전 끝에 2020년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사업 지구 지정을 따냈다. 정부 지원으로 동력을 얻은 시는 신갈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체계적인 정비 사업에 나서면서 주민을 중심으로 스스로 마을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열망이 서서히 싹트고 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용인시 신갈동 갈내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시니어 바리스타’ 회원들이 커피와 전통차를 만들고 있다.



◇시니어 바리스타…“우리가 변화의 주인공”=용인시는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공모사업 등을 통해 시민들이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실행 주체로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시는 도시재생에 관심 있는 주민들을 모아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시에서는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를 만들어 시민들이 직접 삶의 터전을 새롭게 구상하고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는 행정기관과 주민 간 중간자 역할을 해 사업 진행 중 발생하는 갈등 상황을 조정하고 있다. 법·제도에 대해서는 시가 조언하지만, 최종 결정은 시민과 행정기관이 함께하는 구조다.

올해 4월에는 갈내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공익사업을 공모해 9개 동아리가 발굴됐다. 이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인 모임은 60∼70대 여성 7명으로 구성된 ‘시니어 바리스타’다. 이들은 커피 전문업체의 교육을 이수하고 한국커피연합회의 검증을 통과해 자격증을 취득한 명실상부한 바리스타로, 시내 곳곳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무료 커피 나눔을 자청하고 있다. 지난 8월 삼가동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도체육대회에서는 수백 잔의 커피를 관람객에게 제공해 단연 주목받기도 했다. 회원 최숙희(78) 씨는 “새로운 기술을 배워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뿌듯하다”며 “커피 말고도 오미자 같은 다양한 재료로 전통차 메뉴를 개발해 주민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공유플랫폼·뮤지엄 아트거리로 업그레이드=주요 인프라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갈오거리 공유플랫폼 사업과 뮤지엄 아트거리 조성사업이 대표적이다. 신갈초교 뒤편(신갈동 40의 19·2410㎡)에 지하 2층·지상 4층(연면적 4007㎡) 규모로 설립되는 신갈오거리 공유플랫폼에는 청년창업공간과 다문화가족 교류 공간, 북카페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지역주민의 소통과 교류 기회를 확대해 지역 공동체 복원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되는 경기 용인시 신갈동 갈내마을 전경. 용인시청 제공



갈내마을을 가로지르는 신갈로 58번길과 신구로 12번길(770m)에는 뮤지엄 아트거리가 조성된다. 백남준아트센터와 경기도박물관 등 주변 문화시설의 특색이 담긴 벤치와 조형물이 설치되고, 곳곳에 소공원이 조성된다. 용인시는 노상 주차장과 거리 정비를 마치면 용인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 등 전문기관과 협업해 주기적으로 버스킹 공연이 가미된 거리축제를 열어 상권을 살릴 계획이다. 뮤지엄 아트거리가 완성되면 새로운 거리 문화가 조성돼 사람들이 모여들 것으로 기대된다.

용인시는 처인구의 주요 구도심인 중앙동 일원에 대한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해 국토부에 심사를 요청했다. 용인중앙시장 등 전통시장과 대학·민간기업을 연계하고, 청년 창업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구성·마북 지역도 지역의 역사문화 되찾기와 안전한 마을 만들기를 주제로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역량 강화 교육을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중앙동과 구성·마북동 모두 상인과 주민부터 변화의 열망이 큰 지역”이라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하고 토론해 스스로 도시재생의 방향을 잡아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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