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퍼주기 지원’에 10년새 몸집 4배로… 전력 수급 불안 우려

■ What

전체 전력 중 20% 차지 ‘최대’
날씨·계절 따라 발전량 편차 커
“마구잡이 아닌 단계적 확대를”

‘신재생에너지의 역습!’
태양광이 19배로 폭증하는 등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비중은 10년 전과 비교해 4배로 몸집을 키웠다. 보조금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묻지마식 퍼주기 지원’으로 특히 지난 5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실제 발전량 비중이 설비 비중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다. 태양광의 간헐성과 낮은 발전 효율성 탓에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 전력수급 불안 우려를 오히려 자극하고 있다. 태양광을 마구잡이로 확대하기보다 단계적, 점진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19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9월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2만7103㎿로 전체(13만4719㎿)의 20.1%나 됐다. 사상 최대다. 10년 전인 2012년 12월(5.0%)과 비교하면 4배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인 2016년 12월(8.8%)과 견줘도 2.3배나 된다. 신재생 중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이 2만305㎿로 전체의 15.1%를 차지했다. 태양광 비중은 10년 전 0.8%에서 15.1%로 늘며 19배 정도로 불어났다.

전체적으로 보면 LNG가 30.8%로 가장 높고 유연탄(석탄)은 27.2%, 원자력은 17.3%였다. 신재생 비중이 원자력보다 2.9%포인트나 높다. 지난해 9월 신재생 비중이 17.8%로 원자력(17.6%)을 처음 앞선 뒤 역전 현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날씨, 시간, 계절에 따라 발전량이 널뛰기하는 특성 때문에 발전 설비 비중과 달리 발전량 비중은 비례해서 늘지 않았다. 한국전력공사의 ‘7월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7월 신재생의 발전 전력량은 4581GWh로 전체(5만518GWh)의 8.3% 수준이다. 무분별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는 배경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2030년 원전 발전량을 32.8% 수준으로 확대하고 신재생은 21.5%로 유지하는 방안이 담겼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지난해 10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에 비해 그나마 줄인 결과다. 원전은 8.9%포인트 높이고 신재생은 8.7%포인트 낮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줄어들며 에너지 위기가 극에 달한 유럽의 경우 그간 대폭 늘린 신재생에너지가 또 다른 뇌관이 되고 있다. 바람이 불지 않는 날씨가 계속되면 풍력 발전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흐린 날이 이어지면 태양광 발전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유럽이 러시아 천연가스 없이도 올겨울을 버틸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에서 최선의 준비를 해뒀지만, 뭐든 하나라도 잘못되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전력·가스 공급 업체 내셔널 그리드도 최근 “한파로 인한 전력 사용량 급증, 바람 부족으로 인한 풍력 발전량 감소 등의 돌발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