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몰락 피하려 대만침공” vs “미·중 新밀월 관계로 선회”[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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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2-03 09:15
업데이트 2023-02-0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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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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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갈등 향방… 전혀 다른 ‘두가지 전망’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
마이클 베클리·할 브랜즈 지음│김종수 옮김│부키

중국 ‘정점 지나간 강대국’ 규정
전쟁 저지른 독일·일본 답습
미국에 군사·경제적 봉쇄 제안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 경제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김영사

핵심 변수는 러-우크라 전쟁
미국, 중·러 밀착 피하기 위해
대만정책 변경하며 중국과 유대


2018년 이후 본격화한 미·중 갈등의 향방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전망한 두 권의 책이 나왔다.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와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 경제 시나리오’다. 미국 정치학자들이 쓴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는 중국이 경제 쇠락과 지정학적 고립이라는 ‘쌍둥이 망령’에서 벗어나기 위해 2∼3년 안에 대만 침공을 강행할 것으로 예측한다. 최근 언론 보도로 공개돼 파문이 일었던 한 미군 4성 장군의 메모는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책이 상정하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메모엔 “중국이 2025년 대만을 침공할 수 있으니 서둘러 대비하라”는 지시가 담겼다. 이에 반해 국내 미래학자 최윤식의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 경제 시나리오’는 양국의 극적 타협 가능성에 주목한다. 미국이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면전을 거두고 ‘전략적 모호성’ 전략으로 선회한다면 ‘차이메리카 어게인(Chimerica Again)’, 즉 미·중의 신(新) 밀월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동맹국이자 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둔 한국에 상황별 대응 전략을 마련할 통찰을 주는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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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는 미·중 갈등을 향후 수십 년 동안 이어질 ‘마라톤 전쟁’으로 보는 시각에 이의를 제기한다. 책 원제처럼 이미 ‘위험 구간(Danger Zone)’에 돌입한 양국이 펼칠 10년 안팎의 단기 총력전에 세계 질서의 향방이 달렸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현 상황을 긴박한 위험 구간으로 인식하는 근거로 중국의 몰락과 침체를 지목한다. 세계가 자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지정학적 태양’을 꿈꿨던 중국은 저성장 기조에 직면했다. 실제로 2017년 15%에 달했던 중국 성장률은 2019년 6%로 급락한 데 이어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마이너스 늪’으로 빠졌다. 여기에 오랜 기간 시행된 ‘한 자녀 정책’은 이번 세기 중반까지 무려 2억 명의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하는 인구학적 재앙을 부를 것으로 예측된다. 지정학적 포위 역시 중국의 몰락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중국이 2020년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 지대에서 일으킨 무력 충돌은 미국·호주·인도·일본이 참여하는 안보 협의체인 ‘쿼드’가 반(反)중국 동맹으로 거듭나는 결과를 낳았다. 또 세계 20대 주요 강국은 2008∼2019년 중국 기업에 2000여 건의 제한 조치를 취했고, 2021년 말 기준 유럽연합(EU) 소속 24개국은 자국 통신망에 중국 기업의 참여를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책은 거침없는 성장 가도를 달린 국가가 긴 침체에 빠지면 ‘발작적 팽창’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한다. 이른바 ‘정점을 지난 강대국의 함정’으로 1914년 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1941년 태평양전쟁을 시작한 일본의 역사가 이런 예측을 뒷받침한다. 저자들의 전망대로 중국이 2025년 무렵 대만을 공격하면 핵무기 사용과 3차 세계대전 발발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위기가 현실화한다. 중국은 2차 대전 이래 유례를 찾기 힘든 규모로 군사력을 키운 반면,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은 ‘테러와의 전쟁’과 ‘금융위기 탈출’을 위해 지난 20년을 허송했음을 고려하면 중국 입장에서 다가오는 2∼3년은 패권 야욕을 충족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미국으로선 굴욕과 같은 군사적 실패를 받아들이느냐, 핵 재앙을 각오한 참전이냐의 갈림길에 서는 셈이다.

저자들은 ‘가장 위험한’ 10년을 무사히 건너기 위한 중국 봉쇄 전략을 제시한다. 단기적으로 중국의 무력 도발엔 단호히 대처하되 중국이 섣불리 전쟁 도발에 나설 수 없도록 미국이 조약을 맺은 동맹이 아닌 대만에 군사력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조약에 준하는 안전 보장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첨단 기술 분야에서 반중국 경제 연합체를 확대해 중국의 기술력과 경제력을 무력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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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 경제 시나리오’ 역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궁극적 야망이 대만 통일 전쟁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정치 역학의 판도를 바꿀 핵심 변수다. 미국과 중국 양자 간의 패권 다툼이었던 구도가 러시아의 부상과 함께 3자 게임으로 재편됐다는 것이다. 이 구도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뭉쳐 몸집을 키우면 힘의 균형추가 미국에서 중·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현실적 선택을 해야 하는데, 저자는 러시아가 아닌 중국과 손잡는 게 미국의 실익이 크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러시아보다 동맹국이 많을 뿐만 아니라 훨씬 거대하고 부유한 시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미국이 중국과 함께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대만 정책’의 기조를 바꿀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하되 중국이 무력 통일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군사적 개입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시나리오로 선회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상반된 두 나라 학자들의 전망은 미·중 갈등이 수많은 변수가 얽힌 국제정치의 고차 방정식임을 드러낸다. 현재는 21세기 신냉전이 어떻게 판가름날지 예단하기 힘들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결과에 한반도의 존망이 좌우되리라는 사실이다. 각 권 416쪽, 2만 원·444쪽, 2만2000원.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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