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보훈부, 안보와 통합 중심축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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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회장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승격하는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2월 27일 국회에서 통과되고 그 이튿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으로써 오는 6월 국가보훈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는 1961년 군사원호청 창설을 시작으로 1962년 원호처로 개편되고, 1984년 국가보훈처로 개칭된 이래 62년 만에 국가보훈부로 승격되는 역사적인 일이다.

그동안 국가보훈처는 일제강점기에 자주독립을 위해 분연히 일어난 독립운동,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호국 활동, 헌법 가치를 지켜 낸 민주화운동 등 숭고한 희생과 공적을 기리기 위해 시기별로 업무가 늘어났으며, 국가보훈부로의 승격을 꾸준하게 제기해 왔다. 따라서 이번 국가보훈부로의 승격은 250만 보훈 가족의 숙원 사업 해결이기에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13만 회원은 축하와 함께 보훈을 핵심 국정 과제로 삼는 윤석열 정부에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 출범하게 되면 조직이 확대되고 인력의 증편으로 국가유공자에 대한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에 더해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국무회의에 참석할 뿐만 아니라, 부령 제정 등 권한과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공수훈자회 회장으로서 다음 몇 가지를 제의해 본다.

먼저, ‘참전 유공자들의 희생과 공헌에 합당한 보훈급여금 인상’이다. 6·25전쟁과 월남전 참전자들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진해서 전쟁터에서 싸웠고, 국가의 부름을 받아 뜨거운 땅 월남전에서 자유 수호를 위해 젊음을 바쳤다. 이제 대부분의 참전 유공자는 90세에 가까운 고령층이다. 참전 유공자들을 위해 시간은 더 이상 기다려 주지 않는다. 다행히 ‘참전 유공자들의 희생과 공헌에 합당한 보훈급여금 인상’을 국가보훈처에서 2023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이번 국가보훈부 승격으로 좀 더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방향으로 반영되기를 기대한다.

둘째, 우리나라가 튼튼한 국방 체계를 갖추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 국가보훈부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나라가 위태로울 때 목숨 바친 분들을 기억하고 그 역사를 미래 세대들에게 이어주는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인 만큼 이 말은 곧 ‘전쟁을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전쟁의 주역으로 국가안보 일선에서 희생하고 공헌한 참전 유공자와 국가안보의 최일선에서 일생을 바친 보국수훈자들에게는 국가보훈부의 승격이 곧 민족의 미래를 보장하는 일이기에 더없이 반갑다.

셋째, 국민 통합을 이루는 중심 부처로 자리매김하기를 희망한다. 보훈은 안보와 마찬가지로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영남과 호남 등 이념과 계층, 지역 구분이 없는 국민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

또한,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해서는 기억하고 존중하며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신뢰가 구축되고, 함께 우리 사회 전반에 핵심적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 가정마다 독립·호국·민주와 관련 없는 집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국가보훈처가 보훈(報勳)이라는 이름 아래 국민 통합을 이루는 중심 부처로 부각되기를 희망한다.

끝으로, 오늘날 선진국일수록 보훈제도가 잘 구비돼 있음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국가보훈부로의 승격을 통해 현충일 등 각종 기념일 행사가 온 국민의 관심과 기억 속에 추진되고 국민 모두가 국가유공자들을 존경하고 감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