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 벗고 소통 앞장… 건강한 지방분권 이끄는 ‘4人4色 메신저’[Leadership]

기사 정보
문화일보
입력 2023-03-20 08:55
업데이트 2023-03-20 10:57
기자 정보
박천학
박천학
김기현
이정민
기사 도구
프린트
댓글 0
폰트
공유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베스트리더십
- 중앙·지방정부 가교 ‘지방 4대 협의체’ 수장 이철우·김현기·조재구·최봉환

시도지사협의회 회장 -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형·아우’ 특유의 친밀함… 편한 운동화·잠바 고집
국회의원 시절 ‘중앙지방협력회의법’ 직접 발의도

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 -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현장뛰며 자치입법권 확대 등 5대 과제 실현 분투
작년부터 지방의회 독립·자율성 확보 국토대장정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 -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
전국 시·군·구 안건 강하게 몰아치는 추진형 리더
인구 소멸위기 지역위한 정책 거버넌스 구축 주력

시군자치구의회 회장 - 최봉환 부산 금정구의회 의장
‘지방 균형발전’ 타지역 의원 목소리 최대한 경청
의회 사무기구 조직 정비·후속 법령 추진 포부도


안동=박천학·부산=김기현 기자, 이정민 기자

지역균형발전을 강화해 진정한 지방정부를 실현하자는 목소리가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균형발전은 요원하고 수도권 집중과 지방 몰락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 시·도, 시·도의회, 시·군·구, 시·군·구의회 간 교류 협력으로 공동 문제를 협의하고 중앙과 지방의 가교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대한민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로 흔히 ‘지방 4대 협의체’로 부른다. 이들 협의회는 국정 운영의 틀을 전환해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선진 지방분권국가를 뿌리내리게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지역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대표 기관으로 각 협의체 회장들이 그 중심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시도지사협의회와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1999년 설립됐다. 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1991년 출범했고,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는 2000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격식 벗은 덕장(德將) 리더십’ 이철우(경북지사)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올해로 설립 24주년을 맞는 협의회는 전국 17개 시·도지사로 구성된 단체다. 대표적인 역할이 중앙과 지방의 소통·협력 채널을 강화해 지방분권 및 균형발전 정책과제를 제안하고 이끌어 내는 것이다. 국가정보원 국장, 경북도 정무부지사, 3선 국회의원, 재선 경북지사 관록을 지닌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16대 시도지사협의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그는 ‘권위는 실력에서 나온다’는 말을 거울로 삼는다. 권위를 힘으로 세우지 않은 가운데 덕장이자 지방의 수장으로서 공부하고, 소통하고, 노력하며, 항상 뛰어다닌다. 그가 편한 운동화와 잠바를 고집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또 그는 격이 없다.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하는 성격유형검사(MBTI)로 치면 전형적인 외향형 ‘E’에 해당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형, 동생으로 여기며 특유의 친밀함으로 윤활유를 더해 직원들은 일을 하는 데 겁도 막힘도 없다.

그는 논어의 한 구절인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을 자주 언급한다. ‘평소 덕을 베풀면 따르는 이웃이 있어 외롭지 않다’는 뜻으로 그는 주변 사람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손을 잡고 함께 울어주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방법을 반드시 찾아낸다. 이러한 덕장 리더십은 그가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한 행보로도 이어진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외치고 있다. 역대 모든 정부가 수도권 개발 억제와 지방분권을 통한 지역 간 균형발전을 핵심 목표로 삼았지만, 어느 정권도 일명 ‘수도권병(病)’이라는 거센 물줄기의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그는 국회의원 시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수평적 협력의 길을 내자는 법안인 ‘중앙지방협력회의법’을 직접 발의했다. 당시에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10년이 지난 2021년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과 함께 통과됐다. 그때 심은 씨앗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제2 국무회의 격으로 정례화됐다. 그는 국무총리와 함께 중앙지방협력회의 공동부의장을 맡아 지방시대를 위한 다양한 의제와 과제를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그는 균형발전을 위해 올 하반기까지 △지방정부 자치조직권 확대 △특별지방행정기관 지방정부 대상 일괄 이전 △지방교육재정 합리화 방안을 결론 내겠다고 할 정도로 강단 있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지방자치제가 30년을 넘었지만, 중앙 대 지방 간 권한 배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새로운 중앙집권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협의회는 지방이 주도하고 중앙이 지원하는 지역발전체계로 전환해 지역의 발전이 곧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국가 운영의 판’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솔선수범형 현장 행보’ 김현기(서울시의회 의장)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경북 영주 출신인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17명의 전국 시·도의회 의장 중 14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주변에선 매너가 깔끔한 젠틀맨으로 업무 추진력이 탁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의회 조직권·예산권 강화와 의정경비 현실화 등을 위한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는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를 촉구하는 국토대장정을 하고 있다. 전국을 돌며 △지방의원 의정 활동비 현실화 △지방시대위원회 구성에 지방의회 참여 보장 △지방의회 기본법 제정 △정책지원관 제도의 실효성 강화 △자치입법권 확대 등 5대 과제 실현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지 30년 이상 지났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늘 주장한다. 그가 국토대장정에 나선 이유다. 지방의회는 지방정책의 최종 의사 결정 기관이자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근간이지만 인사권·조직권·예산권이 아직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예속된 면이 많아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 김 회장의 주장이다. 김 회장은 최근 5대 과제에 ‘지방의회 조직권 및 예산권 확립’을 추가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최근 협의회 소식지 기고문을 통해서도 “지방의회가 전환의 깃발을 들고 지방시대의 높은 문턱을 넘어서려면 책임에 걸맞은 권한이 수반돼야 한다”면서 지방의회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에 국회법이 있듯, 지방의회에 걸맞은 지방의회 기본법이 마련될 때 지방의회가 민주적 정당성 위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김 회장은 윤 대통령과 국회 이채익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나 지방의회 주요 안건 6개와 지방시대위원회 시도의장협의회장의 위원 참여 건의를 지속해서 하면서 지방의회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소통·협치·경청에 기반한 추진형 리더’ 조재구(대구 남구청장)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조 회장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 협의회 직원들에게 물었더니 소통과 협치로 전국 시·군·구 안건을 모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인물로 표현했다. 사례로 지난 2월 전북도청에서 열린 ‘제3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조 회장의 역할을 들었다. 조 회장은 당시 지방소멸기금 배분을 위한 투자계획 평가 때 인구감소지수를 평가 기준으로 추가 적용할 것과 사업투자계획 평가 시 유·무형의 지속 가능한 발전 가능성 평가 및 지역의 특수적 여건에 대한 평가항목 신설 등 ‘지방소멸대응기금 개선방안’을 강력히 제안해 원안 가결토록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민선 8기 전반기 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전국 228개 시·군·구 발전과 자치분권 확대, 지방 공동 문제 해결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특히 저출생·고령화로 소멸 위기에 처해 있거나 열악한 재정으로 고통받는 기초 지방정부를 위해 국가-광역-기초-주민으로 연결되는 소통과 협치로 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도 열정적이다. 조 회장의 이러한 추진력은 풀뿌리 지방자치의 밑바닥부터 걸어온 것을 바탕에 두고 있다. 조 회장은 대구 남구의회 의원에 재선하고 전국균형발전지방의회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이어 대구시의회 의원을 거쳐 민선 7기에 이어 8기에도 대구 남구청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해 사단법인 한국신문방송인협회가 마련한 ‘대한민국 뉴리더 대상’에서 지방자치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 상은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가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리더로서 혁신과 창조, 소통으로 우리 사회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인물에게 준다. 조 회장은 “기초 지방정부는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스스로 성장 동력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시장·군수·구청장과 소통하며 직접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전문가, 직원, 주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등 ‘경청 투어’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겸손·양보와 열정의 리더십’ 최봉환(부산 금정구의회 의장) 대한민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현재 한국은 저출산·일자리·경제 살리기·복지 등 현안이 많은데 결국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인 기초의회 의원들부터 주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야 이런 대형 현안들도 단계적으로 해결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전국 266개 기초지방자치의회 2298명의 의원을 대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합의추대 형식으로 취임한 최 회장은 부산 금정구의회 4선 의원 출신이다. 그는 금정구의회의 의원 수가 12명에 불과하지만 30∼40명이 넘는 특례시 등 전국 대형 기초의회 의원들뿐 아니라 5선 이상의 다선 의원에 박사 출신 등 경력이 화려한 의원들을 제치고 회장에 올랐다.

최 회장은 겸손·양보·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문제 등에 대해 지역 특성이 각각 다른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중앙정부와 국회 등에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열린 마음으로, 내가 먼저 손해를 본다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길이 열리고 자연히 화합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번 목표를 정하면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부지런함’이 그의 장기다. 최 회장은 “32년 만의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성과를 이뤄냈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인사권 독립 취지에 부합하는 의회 사무기구 조직 정비와 후속 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한 달에 절반가량을 정부 인사, 국회의원, 교수 등과 함께하는 회의·세미나·포럼·협약식 참석 등을 위해 전국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간다고 한다. 부산 집에 도착하면 새벽 2시가 되는 일이 다반사라고 최 회장은 설명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주요뉴스
기사 댓글

AD
AD
count
AD
AD

ADVERTISEMENT

서비스 준비중 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