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우주산업 지속 가능성과 우주항공청 권한

  • 문화일보
  • 입력 2023-03-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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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단 서울대 교수, 前 한국항공우주학회 회장

지난해는 항공우주 분야에 경사가 겹친 한 해였다. 6월에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가 실용급 위성 발사 능력을 갖췄음을 보여줬다. 누리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산업체와 함께 4차례 반복 발사하며 민간에 기술을 이전하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7월에는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 보라매 전투기는 올해 초음속을 돌파하며 계속된 비행시험을 수행 중이며, 올해는 잠정 전투용적합 판정을 받아야 하므로 앞으로 갈 길이 험하고 멀다.

국산 초음속 경공격기 FA-50의 수출 낭보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12월에는 한국 최초 달 궤도선 다누리가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다누리 달탐사선은 시운전 운영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정상 임무 운영에 착수해 앞으로 1년간 다양한 탑재체로 달 표면 편광 영상 관측, 자기장 방사선 관측 등 달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항공우주 분야에 수십 년 늦게 진출한 후발 주자지만 소수의 엔지니어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은 예산으로 단기간에 이 같은 쾌거를 이뤘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개발(R&D)에 심혈을 기울인 엔지니어들의 피땀으로 이뤄진 결과로, 멋진 일들을 해낸 산학연 그리고 군·관 관계자들의 노고에 큰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인류사에 비해 역사가 너무도 짧은 우주 기술은 이미 인간 생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방송통신 서비스는 물론, 항법 위성은 자동차나 스마트폰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위성 영상 데이터는 기상이나 재난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비상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활용된다. 정찰위성은 국가 안보에 필수다.

한편, 최근에는 전 세계가 뉴스페이스에 대한 열풍에 휩싸여 있다. 뉴스페이스는 그동안 정부 주도로 수행되던 우주 개발을 이제는 민간 기업이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다양하고 혁신적인 우주사업을 진행함으로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말에 정부가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45년까지 우주 유인 수송 능력을 갖추기 위해 우주 탐사 영역을 확장하고, 우주 개발 투자를 확대하며, 민간 우주산업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매우 고무적이다.

10여 년 전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운영위원회에 참여했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진 우주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산학연 관련 엔지니어들이 모두 힘을 합쳐 R&D에 진력해야 할 텐데 산업체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는 이유가 뭔지 관계자에게 물어봤다. 한 산업체 중견 엔지니어는 매우 당연하다는 듯이 지속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우주산업은 거대 산업으로 투자 비용이 매우 많이 들고 자동차나 컴퓨터·휴대전화처럼 개인에게 직접 판매할 수 없는 만큼 정부의 우주 사업 지속 여부가 투자 판단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전망이 불투명하니 산업체로서 투자를 꺼리게 된다는 얘기였다.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산업체로선 너무 당연한 일이어서 국가와 미래의 삶에 중요하니 무조건 투자하라고 강요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이제 지속 가능한 우주 개발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올 연말에는 우주항공 핵심 정책과 첨단 기술 개발, 산업 육성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우주항공청이 설립된다고 한다. 20∼30년 뒤 우리나라가 우주항공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발점으로 막중한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우주항공청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추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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