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브라운대, 50년째 전공 구분없이 전원 선발

■ 해외 대학들의 융합교육

스탠퍼드대, 학과체제 혁신 추진
독일 하이델베르크, 융합연구 활발

해외 대학들은 오래전부터 통합형 인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교육 시스템을 혁신하고 있다.

27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미국 아이비리그 소속의 최상위권 대학이자 융합형 인재 양성으로 유명한 브라운대는 50여 년 전부터 학부생 전원을 전공 구분 없이 뽑고 있다. 자율성을 중시하는 브라운대는 ‘오픈 커리큘럼(Open Curriculum)’이란 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교과 과정은 100여 개에 달하지만, 영어 작문을 제외하고는 필수과목이 정해져 있지 않아 브라운대 학생들은 수업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특히 학생들은 주임교수와 상의해 자신만의 수강 커리큘럼을 만들어 본인만의 전공을 스스로 설계한다. 학생들은 교수 지도를 받으면서 독자적인 연구나 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자신이 설계한 전공도 학부 4년 중에 아무런 제약 없이 바꿀 수 있다. 브라운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4년 동안 전공을 3번 정도 바꾼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 대학 혁신을 주도해온 미국 스탠퍼드대는 최근 ‘비전 2025’를 선포, 인문대와 사회과학대, 공대와 의대 등으로 담쌓아온 기존 학제의 벽을 허물자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비전 2025의 핵심축은 교육내용을 학과 중심에서 ‘역량 중심 커리큘럼(Axis Filp)’으로 전환하고, 교육방법도 정형적 방법에서 ‘목적 학습(Purpose Learnig)’으로 혁신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독일을 대표하는 연구중심대학으로 평가받는 하이델베르크대는 학제간 융합연구를 학교의 문화이자 전통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학 내 서로 다른 학부와 학과 간 공동연구를 권장하는 것은 물론 독일 내 다른 대학·연구소나 유럽·영미권·일본 대학과의 다자간 협력으로 학제간 융합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수 신규 채용 때는 학업과정에서 융합연구 실적을 평가한 뒤, 교수 임용 후 융합연구가 가능한지가 중요한 채용 판단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학부생들은 학사단계에서 다양한 융합전공을 배울 수 있으며, 융합 연구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하이델베르크대의 가장 큰 캠퍼스인 노이엔하이머 펠트 캠퍼스는 융합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캠퍼스 밑으로 모든 건물이 연결되도록 14㎞에 달하는 지하도를 만들어 학과, 여러 연구소 간에 각종 자료를 서로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