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청년 창업’ 지원 위한 정부 4大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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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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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그럴싸한 창업 지원 정책, 진행은 더디고 성과는 미약하다.’

창업 교육자로, 중소기업 정책자문으로 활동하며 십수 년 동안 들은 현장의 목소리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다. 현장은 늘 위태로웠지만, 지금은 더욱 그렇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지금 우리는 가장 위험한 여울목을 지나고 있는지 모른다. ‘청년 창업’ 없이 이 구간을 지날 수 있을까. 미국도, 이스라엘도 청년 창업이라는 선박으로 이 지점을 지나는 중이다.

청년 창업은 시장의 메커니즘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시간’ 때문이다. 시장의 실패를 줄이고 실패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항공모함의 ‘사출기(Catapult)’가 필요하다. 결국, 공무원들이다.

시장 메커니즘이 덜 효과적일 수밖에 없는 창업의 여러 분야에서 기본 지원 체계와 정책 평가는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단기적 평가에 얽매인 지원으로는 기업은 옴짝달싹할 수 없다. 지금 정부는 창업 지원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첫째, 정부는 시장 실패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 청년 창업기업의 시작부터 전체 주기를 따라 상장까지 이를 수 있도록 고루 지원해야 한다. 벤처캐피털 투자 등 일부 단계에 집중된 투자는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정부는 민간 투자가 가능한 부분에 대한 중복 투자보다, 시장 메커니즘이 커버하지 못하는 시장 실패 영역을 보완해야 한다. 예컨대 사업의 극초기(ultra-early), 학생들에 대한 조건 없는 소액 지원이 훨씬 많은 인재를 창업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스스로 교육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열심히 하지만 정부 산하 기관이 교육사업을 직접 과다하게 하게 되면 고비용·비효율이 커진다. 정부 자체 사업 지원 예산을 민간 영역인 학교에 위양(委讓)한다면 창업으로의 훨씬 더 많은 인재 영입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중간지표 성격의 전시성 지원과 양적 성과를 목표로 한 지원을 지양하고, 실질적 성과를 위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기본 지원 체계와 정책 평가 방식을 바꿔야 한다. 과거 정부의 해외 창업 지원은, 목표 횟수를 채우는 이벤트 행사를 남발하고 예산만 내실 없이 낭비한 측면이 있다. 정말로 글로벌 창업이 가능한 기업에 대해 더욱 장기적이고 창업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진정한 재기를 돕는 재창업의 신속한 지원이다. 창업의 90% 이상이 실패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여기는 형평성 시비의 예외 구역으로 남겨둬야 한다. 신속한 파산절차 실행을 통한 신용 회복과 재기 지원을 통해 실패라는 좋은 학습을 한 큰 인력 자원에 더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재기를 위해 도처에 산재한 많은 정부 기관을 돌아다니며 기다리고 있는 재기 희망자들에게 진정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소중한 인력 자원의 낭비 시간을 줄인다면 창업의 효율성은 눈부시게 향상될 수 있다.

넷째, 행정 소요 축소다. 싱가포르 정부는 극초기 기업에 5000만 원의 지원에 비용 증빙을 요구하지 않는다. 스타트업에 수많은 행정, 비용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하면 행정 브로커들만 신난다. 소중한 창업 기업과 정부 창업 지원 인력 자원이 비용 증빙과 행정 서류에 낭비되고 있으며, 정작 지원금을 노리는 악의 있는 사람들은 증빙만 잘 준비하는 전문가들로 검증의 성과는 별로 기대할 수 없다.

기존 지표와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한 모험이 없이는 진정한 변화가 있을 수 없다. 결국, 공무원이 모험을 해야 한다. 공무원의 모험 없이 청년 창업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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