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는 11월 말 농산물 온라인거래소가 국내 첫선을 보인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온라인·모바일로 거래를 하면 농산물이 산지에서 구매처로 직접 운송돼 기존 오프라인 도매시장보다 물류비용을 최대 6%까지 낮출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FTA 경쟁력, 농업의 미래산업화 이끈다
(3) 과수생산 유통 지원… 본격 디지털화
온라인 도매시장 입찰·예약거래
시·공간 제약 없이 전국서 이용
올 11월 채소·과일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축산·양곡 등 확대
오프라인 시장 전자송품장 도입
출하량 예측 애로 등 해소될 듯
연내 물류통합관리 체계도 완성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농산물 시장개방 과정에서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유통 구조의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과수생산의 유통 부문에 정책자금 지원 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대형 도매시장 중심의 오프라인 유통구조 자체의 개선은 쉽게 이뤄지지 못했다. 다양한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등장에도 서울 가락시장과 같은 대형 오프라인 도매시장의 기능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과도한 물류비용, 산지와 거래현장에서의 수급 불균형 등 오프라인 도매거래 문제점 해소는 오랜 숙제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추진된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전환과 이 정책의 핵심인 온라인 유통시장의 올 11월 말 출범은 향후 우리 농산물 유통 전반에 일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질 경우 기존 오프라인 유통 대비 6%가량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라인 도매시장 11월 말 출범
오프라인 거대 도매시장은 농산물의 적정 기준 가격 제시·형성 및 거래상품의 현장 확인 등 여러 기능을 맡아 왔다. 하지만 농산물의 수도권 대형 도매시장으로의 집중과 경매 후 지방으로 재배송 등 물류 비효율이 발생하는 한편, 도매시장 송품장은 여전히 수기로 작성돼 사전 도매시장 반입량 예측이 어려워 이른바 ‘홍수 출하’로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일부 지방 도매시장은 본연의 수집·분산 등 도매 기능이 약화돼 소매시장 역할에 그치는 경우도 적잖다.
농식품부는 이런 오프라인 도매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전환 차원에서 ‘농산물 온라인거래소’ 개설을 추진 중이다. 이 거래소에선 도매유통 주체들이 시·공간 제약 없이 전국 단위로 거래가 가능하다. 농식품부는 채소·과일 품목 거래를 시작으로, 축산(2025년), 식품·양곡(2027년)까지 거래 품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입찰·정가 거래 외 예약거래 등 다양한 거래방식을 도입하고 온라인 거래 농산물 품질관리 방안 등 운영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1월 말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며 “농산물온라인거래소법을 제정해 현행 오프라인 거래만 인정하는 규제를 없애고 다양한 거래주체들이 온라인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농산물 온라인 도매 거래 활성화를 위해 농협 공판장과 도매법인·중도매인 등 다양한 거래 주체를 유치하고, 이들이 온라인 거래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 온라인거래소에선 기존 오프라인 도매시장의 입찰·정가 거래 이외 다양한 거래방식을 도입한다. 거래물량을 사전에 예약해 특정 희망 시점에 배송을 할 수 있는 ‘예약거래’나, 구매자의 희망 조건에 따라 판매자가 판매금액을 제시하는 ‘역경매’ 방식도 허용할 방침이다. 오프라인 도매시장을 이용할 경우 겪게 되는 수수료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농산물 온라인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온라인 플랫폼 사용료(수수료)는 거래낙찰가의 0.3%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는 현 오프라인 도매시장의 0.5%보다 저렴하다. 위탁 수수료도 최대 5%로 오프라인(최대 7%)보다 저렴하게 책정할 계획이다.
◇전자송품장 도입, 도매시장 거래의 디지털화
농식품부는 온라인거래소 출범과 함께 오프라인 도매시장 거래의 디지털화도 추진한다. 가장 먼저 도매시장 출하정보(출하처, 품목, 매매방법, 운송수단 등)를 디지털화한 전자송품장을 올해 서울 가락시장에 도입한다. 지금은 오프라인 도매시장에서 출하자가 수기로 송품장을 작성해 상품과 함께 도매시장에 발송하고, 도착 후 도매시장법인은 전산 입력 후 경매를 실시하는 형태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산지 출하량 조절이 어려워 도매시장에서의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고, 구매자들도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전자송품장이 도입되면 사전에 입력된 출하정보에 기반한 시장별 출하·구매 예측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산지에선 적정 물량 출하가 가능해져 도매거래 단계에서 가격 변동성이 낮아질 수 있다. 농식품부는 일단 무, 양파, 배추 등 대량거래 품목부터 시범실시한 후 전국 도매시장에서 전자송품장 사용을 2027년부터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도매시장 내 물류 최적화를 위한 통합관리체계도 2023년 구축한다. 반입·배송 차량 관제 등 시장 내 물류 동선을 최적화하는 한편, 외식·급식·지역농산물(로컬푸드) 등 다양한 소비지 수요에 맞춘 상품화를 위한 도매시장 내 소분·소포장 시설과 공동배송장 지원도 함께한다.
이 밖에도 농식품부는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화 추진과 동시에 오프라인 시장의 기능 전환도 병행한다. 특히 수집·분산 기능이 약한 지방 도매시장(산지형, 위성형)은 공공급식센터, 로컬푸드 직매장 등과 연계하는 지역 농산물 공급기지로 기능을 바꿀 계획이다. 일례로 청주도매시장은 중도매인의 상품이 바로 대량 급식처 등에 배송이 가능하도록 선별·포장·집배송 시설을 확충하는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고도화하는 것도 유통 디지털화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제작지원／
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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