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홍범도 논란과 국가 정체성 위기[문화논단]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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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대한민국 국가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 실현이 우리의 국가 품격이다. 헌법에 담긴 품격 실현 가치는 자유·민주·평화·공영·포용·통일 등이다. 이 중 핵심 가치는 ‘자유’다. 민주·평화·공영·포용·통일 등의 가치를 잘 실현해 주기 때문이다. 자유는 헌법 정신에 부합하면서 그 정신을 구현해 준다. 따라서 자유가 국가의 정체성(identity)과 정통성(legitimacy)의 핵심 가치이며, 정체성과 정통성을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의 품격을 지키는 길이다. 곧, 자유의 가치를 유지·실현·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품격을 지키는 일이다.

국가 정체성은 ‘국가 구성원이 국가를 사랑하고 믿고 일체감을 느끼는 상태’로 국가관을 고양하는 국가 정신(國魂·국혼)이다. 따라서 국가 정체성은 국가의 본질과 관련된 문제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대한민국헌법은 자유를 정체성의 핵심 가치로 담고 있다. 또한, 국가 정통성은 국가의 정치체제·정치권력·전통 등을 올바르게 인정하는 것이며, 정통성이 국민의 자발적 복종과 정치권력의 안정된 지배를 담보한다. 당연히 정통성은 올바른 이념 체계에서 생기며, 자유의 가치와 자유가 실현할 비전을 보여줘야 정통성이 유지·확보된다. 따라서 우리의 정통성은 올바른 역사의식과 자유 기반의 신념과 자긍심이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품격이 야금야금 훼손돼왔다는 데 있다. 우선, 국가의 정체성 위기는 1980년대 민주화와 탈냉전 시대 이후 시작됐다. 이때 ‘공산주의도 무방하다’는 토양이 형성됐다. 하지만 공산주의의 병폐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 공산주의는 가장 매혹적이었지만 실현됐을 때 가장 파괴적인 사상이었고, 지상낙원의 이상은 인간성을 파괴하는 독재체제였으며, 각인의 평등 실현 환상이 격심한 불평등 사회로 전락했다는 것은 입증된 역사다.

특히, 민주화 과정에서 계급투쟁의 사고(공산주의 사상)와 북한의 주체사상이 결합하고, (자칭) 진보 지식인·학자·세력들의 결탁으로 우리 사회의 좌경화는 심해지고, 정체성 위기는 악화했다.

국가 정통성은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한 축이다. 그래서 정통성을 바로 세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1948년 건국 이후 북한의 선전선동과 종북좌파의 부화뇌동으로 정통성 자해(自害)행위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자해행위는 ‘북한이 친일 청산을 잘했다는 프레임’ ‘수정주의 사관이 만든 태어나지 말아야 할 대한민국’ 등이다.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선봉에서 자해행위를 총지휘했다.

최근 국가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훼손하려는 행태가 눈에 띈다. 북한과 중국의 6·25남침전쟁 응원대장이자 공산주의자인 정율성 추모 기념공원 건설, 반국가단체 조총련이 주최한 ‘관동대진재 100주년 행사 참석’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정면 부정하는 행태다. 반면, 육사 교정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은 건국의 정통성을 유지·보존하려는 시도다. 홍범도 장군의 항일독립운동은 공산주의 계급사회를 건설하려는 활동이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건국 정신에 위배된다. 즉, 항일독립운동을 모든 독립운동과 등치(等値)시키는 것은 잘못이다. 그의 흉상을 육사 교정에 설치한 것 자체가 정통성을 왜곡한 행태였다.

이처럼 국가의 정체성과 정통성의 훼손·왜곡·부정은 대한민국의 품격을 훼손한다. 따라서 국가의 정체성과 정통성 회복이 시급하다. 우선, 자유가 자유다울 수 있는 정책 집행으로 정체성을 회복하고, 자유 기반 역사 기술로 정통성을 회복해야 한다. 또한, 자유의 귀중함과 지평 확장을 위한 국민 설득, 자유 우파의 도덕적 의무 실천으로 국민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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