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 복원할 때다[문화논단]

  • 문화일보
  • 입력 2023-10-1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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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적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윤석열 정부는 취임 후 지난 1년 반 동안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복원하는 데 힘써 왔다. 2023년 4월과 8월에 체결된 ‘워싱턴선언’과 ‘캠프데이비드협정’은 주요 성과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한·미동맹 강화 및 한·미·일 안보 협력 복원으로 중국·러시아·북한의 ‘신북방 3각 협력(New Northern Triangle)’이 결성되고 따라서 한반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이제는 우리가 선제적으로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국이자 북한의 혈맹 국가이다. 우리 정부가 지난 1년 반 동안 한·미동맹 강화 및 한·미·일 안보 협력에 전력을 다했기 때문에 중국에 경도된다는 오인 없이 중국과의 소통에 나설 환경이 조성돼 있다.

그런데 한·미 양자 및 한·미·일 3국 협력 강화가 오히려 한국과 중국이 전략적 소통을 복원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중국이 한국을 한·미·일 안보 협력의 약한 고리로 인식하고 한국에 유화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인해 중국도 우리와의 전략적 소통을 복원하는 게 실익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지난 9월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에서 개최된 북·러 정상회담 결과, 러시아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북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술을 전수한다면 북한은 핵무기에 더해 핵무기 운반 능력까지 완성하게 된다.

북한이 미국 본토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것을 바라만 볼 수 없는 미국은 한·미동맹, 미·일동맹,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자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동북아의 안정과 현상 유지가 중요하고, 미국이 동북아에서 군사력을 증강할 명분을 주기 싫어하는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매우 불편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이 북·중·러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보다는 동맹국 북한을 관리 및 통제하기 위해 한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복원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동맹 및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북·중·러 삼각 안보 협력이 태동할 것이라는 주장은 국제 관계의 복잡성을 간과한 단순 논리이다.

때마침 한·중·일 정상회의를 복원하기 위한 3국 외교장관회의가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3국 외교장관의 부산 만남이 한·중·일 정상회의로 이어진다면 한·중 관계를 복원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한·중·일 정상회의에는 중국에서 총리가 참석하지만, 한·중 양자 정상회담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참석한다.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에 시 주석의 한국 방문이 이뤄진다면, 양국의 전략적 소통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될 것이다.

한·중·일 정상회의, 시 주석의 방한 등으로 한·중 전략적 소통이 복원된다면 ‘한·중·일 협력사무국(TCS)’을 통해 다양한 기능 영역에서 삼국 협력을 더욱 심화해야 한다. 이후, 우리가 TCS를 플랫폼으로 TCS-아세안, TCS-유럽, TCS-PIF(태평양도서국포럼)와 같은 ‘TCS플러스(+)’도 제안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보건 협력과 관련해 TCS와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간 협력 체제 가동에 한국이 ‘소집자(convenor)’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처럼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한·중 전략적 소통 복원, 비(非)전통 안보 영역에서의 한·중·일 협력 촉진, 나아가 동북아와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소)다자 협력 추동을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대한민국 위상을 확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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