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특별법 처리 더 늦출 이유 없다[문화논단]

  • 문화일보
  • 입력 2023-11-0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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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홍열 前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우주항공청 설립을 놓고 연일 언론 보도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반갑기도 하다. 국내 우주 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던 시기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을 맡았던 필자로서는 그동안 이 분야의 모든 종사자와 함께 대한민국을 우주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향해 달려왔기에 더욱 그렇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우주 개발을 주도할 우주항공청 설치는 미래에 독자적인 우주 기술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우주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이는 이 분야 종사자들의 숙원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침내 수차례 이어진 국회 안건조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와 여야, 연구 현장 간의 우려와 이견이 해소돼 이제는 우주항공청 설립의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그런데도 우주항공청 설립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하는 정치적인 난제가 아직 남아 있다.

지난 10월 27일 국정감사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직접 우주항공청 관련 논란이 모두 해소됐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국회에서는 이렇다 할 반응이 없다. 이러다 결국 우주항공청 설립이 정쟁으로 또 지연되지나 않을지 매우 우려된다. 이러한 분위기를 지켜보던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와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는 지난 1일 우주항공청 설치 관련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촉구하는 공동 호소문까지 발표했다. 모처럼 정부와 여야 및 연구자들, 그리고 국민의 뜻이 모인 ‘골든타임’ 상황에서도 국회가 특별법을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제21대 국회는 두고두고 국민적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특별법 통과가 늦어진다면 가장 걱정되는 것은 우주항공청 설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던 후배 연구자들과 국내 산업계 종사자들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수년 동안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우주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하면 지금의 세계 우주산업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커졌고 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전략을 세우고 예산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내 우주항공 분야의 연구 및 산업 환경은 필자가 항우연 원장으로 있던 1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결과 미국 나사(NASA·항공우주국), 일본 작사(JAXA·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인도 이스로(ISRO·우주연구기구) 등과의 예산 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으며, 우주 강국들과 거버넌스 차이에 따른 문제들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독자적인 우주항공 컨트롤타워가 없는 지금 우리나라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우주 신기술 개발과 세계 우주시장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우주항공청을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 앞으로 우주항공청이 설립되면, 국내 우주항공 전담 기구로서 거시적으로 우주 개발을 계획하고 다차원적인 국제 협력을 이끌어 대한민국 우주산업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초석이 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가 달린 국익 앞에 여야가 있어서는 안 된다. 우주항공청의 조속한 설립이 국내 우주항공 분야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는데 이제 아무도 이견이 없으며, 남은 것은 정치권의 결단뿐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우주항공산업은 큰 기로에 서 있다. 하늘로 우주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우리 21대 국회가 역사적 결단을 내려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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