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 피아니스트’ 킷 암스트롱… “학문도, 음악도 연구 깊을수록 희열 커져”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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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6일, 6년만에 내한공연

김도현·유토와 ‘6개의…’연주
“서로에 집중하고 감정 교류하며
평화·화합의 메시지 전달할 것”


음악과 수학은 동떨어진 분야 같지만, 실은 꽤 긴밀하게 연관된 끈끈한 사이다. 바흐의 대위법은 수학적 질서가 바탕이 돼 있고, 벨러 버르토크는 피보나치 수열에 따라 새로운 주제를 도입하고, 악기를 배치했다. 그런데 실제로 음악과 수학 두 분야를 잘하는 건 다른 문제일 것.

그런 점에서 대만계 미국 피아니스트 킷 암스트롱(31)은 클래식계에 많고 많은 ‘천재’ 중에 ‘천재’다. 그는 5세에 피아노도 없이 악보를 읽고, 작곡을 시작했다. 그런데 9세엔 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했다. 명문 커티스 음악원과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공부하고, 명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로부터 “내가 만난 최고의 재능”이란 찬사를 받은 암스트롱은 프랑스 파리 제6대학에서 우등으로 수학 석사 학위를 땄다.

6년 만의 내한 공연을 앞두고 서면으로 만난 암스트롱은 “수학과 음악은 여러 면에서 닮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학의 기본이 되는 체계와 논리는 음악에도 반드시 필요하고, 결과를 행해가는 치열한 과정 역시 공통점”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연구 과정이 깊을수록 희열도 크다는 매력이 비슷합니다.”

오는 6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리는 암스트롱의 리사이틀은 그의 재능만큼이나 특별한 무대가 준비돼 있다. 한국 피아니스트 김도현(29), 일본 피아니스트 타케자와 유토(26), 그리고 암스트롱까지 3명의 연주자가 한 무대에서 라흐마니노프의 ‘6개의 손을 위한 로망스’를 연주하는 것. 3명의 피아니스트가 하나의 피아노에 나란히 앉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암스트롱은 “함께 치는 연주자들이 서로 다독이듯 주고받는 피아노 선율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곡”이라며 “공연의 주제인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이만큼 적합한 곡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로의 소리에 집중하고 음악으로 감정을 주고받으며 연주를 해 나갈 예정이에요.”

암스트롱은 현재 교회에서 산다. 2012년 프랑스 북부 이르송 지역에 위치한 테레사 교회를 매입해 주거 공간과 연주를 위한 다목적홀로 개조했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이곳에서 살면서 콘서트를 열고 있다. 암스트롱은 “교회라는 공간은 연주자에게 매우 친숙한 장소”라며 “작은 마을에서는 콘서트홀 대신 교회에서 연주회를 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보다 가깝게 관객과 만나기 위한 그만의 소통 방식인 셈이다.

다방면에 경험을 쌓은 암스트롱은 음악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많은 연주자가 연습을 위해 홀로 시간을 보내는데, 다양한 음악을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선 음악 외적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주자로서 목표 역시 “다양한 것을 많이 경험할 수 있는 연주자”라고 밝혔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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