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전 지구적 이행점검이 주는 교훈[문화논단]

  • 문화일보
  • 입력 2023-12-15 11:43
  • 업데이트 2023-12-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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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진 환경부 장관

순조로운 시작이었다. 이례적으로 지난달 30일 개막식 때,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 기금 결정문이 채택됐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는 지난 COP27에서 기금 설립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세부 합의는 어려울 것이란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COP28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는 1억 달러 공여를 약속하면서, 손실과 피해 기금 약 7억2000만 달러의 조성과 기금 운영 합의를 이끌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 COP28의 핵심 의제인 ‘전(全) 지구적 이행점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파리협정 이후 최초로 시행되는 ‘전 지구적 이행점검’은 모든 국가가 21세기 말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를 섭씨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이행 노력이 충분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과학이 제시한 바는 분명했다. 지금 수준의 노력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더 전향적인 감축 상향 의지가 COP28 결정문에 담겨야 한다는 깊은 공감대와 높은 기대가 있었다.

총회 기간 내내 당사국들의 치열한 협상을 거쳐 공식 폐막일인 지난 12일을 하루 넘긴 13일에 COP28 결정문이 합의됐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초로 기후변화협약 문서에 ‘에너지 부문에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또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확대, 원자력 및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수소에너지 등 저탄소 기술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적응 부문에서는 보건·식량과 같이 우리 삶에 밀접한 문제에서의 대응이 더욱 강조됐고, 전 지구 차원에서 기후 적응을 위한 국가 적응계획 수립의 중요함이 확인됐다. 아울러, 손실과 피해 기금 및 녹색기후기금을 포함해 총 850억 달러의 기후 재원을 조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 초부터 아랍에미리트가 강조했던 에너지 전환 가속화, 기후 재원 확대, 자연과 사람·생명의 반영 등 COP28의 성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번 당사국 총회에 적극 동참했다.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서약과 기후 보건 선언 등에 참여하는 한편, 처음으로 한국 홍보관에서 국내 기업의 녹색기술 전시관을 운영해 총회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청년과 지방자치단체 및 학계의 다양한 부대 행사 개최도 지원했다. 또한, 우리 정부의 기여에 대한 언급이 포함된 결정문도 채택됐는데, 지난 8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한 ‘2023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적응주간’ 행사가 국가 간 적응 우수 사례 공유를 촉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제 우리는 COP28 성과와 함의를 토대로 기후 행동을 더욱 가속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먼저, 정부는 2030년까지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요구에 대응해 재생에너지와 수소·원자력 등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원을 폭넓게 활용하며 신기술 개발과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제안한 무탄소에너지(CFE) 연합에 많은 국가의 동참을 촉구하며, 글로벌 탄소중립 논의를 주도해 나가겠다. 또한, 올해 수립한 제3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 강화 대책을 토대로 지자체와 기업 등의 적응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보건·식량·생물다양성 등의 분야에서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적응 제고를 위한 역량 교육과 지원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기후변화 담론을 가깝게 접하고 누구나 의견을 쉽게 개진하는 논의의 장을 만들고, 다양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파리협정의 글로벌 목표 달성을 위해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여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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