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홍해 다국적함대’ 참여 당위성[문화논단]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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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진 경희대 경영대학원 안보전략 겸임교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해 11월 19일 이후 친(親)이란계 예멘 후티 반군이 시작한 홍해 항행 선박 대상 무차별적인 대함미사일 및 드론 공격행위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홍해 해역 해저에 부설된 통신 광케이블 파괴가 예상되는 등 글로벌 해양 공공재인 일대 해상교통로(SLOCs·Sea Lines of Commuinications)의 안보 리스크가 급상승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항행 선박 20여 척이 공격받아 국제 해운선사들이 경제적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대체 항로인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 항로로 우회해서 운항하고 있다.

홍해 해상교통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최단 해상 운송항로이다.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지중해 수에즈 운하를 통해 전 세계 해운 컨테이너 운송량의 30%와 원유·천연가스 유조선과 벌크선 운송량의 15%가 운송된다. 이 항로는 2022년 기준 한국 국적선도 540여 척이 이용한 국제 해상 물류의 대동맥 같은 핵심 요충지(Choke Point)이다.

미국은 ‘자유로운 항행 보장’이라는 글로벌 해양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영국과 캐나다 등 11개국이 참여한 다국적함대(MNF)를 구성해 ‘번영 수호작전’(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을 펴고 있다. MNF는 예멘 후티 반군의 작전기지 등에 대한 공습 등을 통해 항행 선박 호송 작전을 펴고 있으며, 유럽연합(EU)도 단독 호송 작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오는 19일 이후 함정들을 전개시킬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공급망의 수혜를 보는 무역국가로서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수출입 물품 99.8%의 안정적인 해상 운송이 보장된 해상교통로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해상교통로란 평상시 수출입 상품과 에너지 수송 등 국가 대외 경제활동 유지와 유사시 전쟁 지속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돼야 할 생명선이자 해상 통로로서 국가의 사활적 이익과 직결된다.

홍해 해상교통로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매우 불안정한 해양안보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경제안보(해운 운임 인상, 물류 운송 지연 등 제한 사항을 극복하기 위한 국제무역 활동 보장) 등 국가이익 수호와 국격에 걸맞은 국제적 기여 차원에서 글로벌 중추국가(GPS) 전략을 고려해 ‘항행의 자유 보장’이라는 국제규범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인·태 전략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글로벌 해양안보 질서를 유지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서도 홍해 사태 같은 글로벌 안보 이슈에 대해 외교·국방 차원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포지셔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인·태 전략 이행을 위한 장단기 방안을 검토할 때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2009년 이후 인도양 아덴만 해역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대(對)해적 활동과 선박 호송 및 안전 항해 지원 임무를 수행 중인 해군 청해부대(구축함 1척 편승, 병력 320여 명 포함)의 임무를 전환하는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구축함 1척 추가 파병 방안(청해부대 2척 운용 체제) 등 홍해 해상교통로를 보호하기 위한 다국적함대(MNF/CTF-153)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글로벌 이슈인 홍해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국제 해양 공공재인 해상교통로를 보호·유지하는 데 해군 청해부대의 다국적함대 참여야말로 우리의 경제적 실익을 챙기면서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선진 해양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동시에 모범국가로 인정받는 호기가 될 수도 있다. 미래를 대비하는 혜안으로 진취적인 국가 해양전략을 세우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바로 지금이 해양력 강화를 위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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