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4일 대전지검에서 서정식 차장검사가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등 국가통계 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감사원 수사의뢰 22명 중 11명 기소…수사 과정에서 구속영장 2차례 모두 기각
문재인 정부 당시 125차례 주택 통계가 조작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직 청와대·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통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감사원이 통계조작 의혹으로 수사 요청한 22명 중 절반인 11명에 대해 기소가 이뤄졌고, 수사 과정에서 구속영장이 2차례 기각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가 쉽지 않았던 만큼 재판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대전지검은 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11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통계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수현·김상조 전 실장과 김 전 장관 등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 관계자 7명은 한국부동산원 산정 ‘주간 주택가격 변동률’을 125차례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국토부의 집값 변동률 ‘확정치’ 공표 전 작성 중인 통계를 대통령비서실에 미리 보고하도록 한 혐의(통계법 위반)도 받는다. 검찰은 특히 6·17 대책 등 각종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와 2019년 대통령 취임 2주년, 2020년 총선 무렵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조작이 집중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핵심 관계자에 대한 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지난 1월 2일과 같은 달 16일 윤성원 전 국토교통부 1차관과 이문기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대해 통계법 위반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차관급 인사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윗선인 장관·실장 등에 대한 수사도 김 전 장관을 1월 16일 소환하는 데 그쳤다. 당초 감사원이 수사 요청한 인물 중 장하성·이호승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11명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관여 정도와 공모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안에 한해서만 기소 대상자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총선을 앞두고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이 정치적 중립에 어긋난다는 지적과 관련, "그 같은 점을 우려해 수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하려 했으나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되면서 지연된 것"이라면서 "통계의 원데이터를 조작한 것이기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하는 ‘표적수사’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수현 전 실장은 입장문을 내고 "저를 포함해 문재인 정부의 어떤 인사도 부동산 통계를 조작하거나 국민을 속이려 한 바 없다"며 "이번 기소는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과 망신주기에 불과하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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