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박용진만 아니면 된다’ ?… 조수진 사퇴에도 논란 계속

“공천기준 뭐냐” 안팎 잇단 비판
이재명 ‘조카변호’ 논란도 소환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강북을 지역구 후보로 공천을 받았던 조수진 변호사가 과거 성폭행·특수강간·몰카촬영 혐의 남성들을 변호한 이력 등이 알려지면서 후보직에서 내려왔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재정 민주당 여성위원장이 조 변호사를 옹호하거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자신이 변호를 맡았던 조카 살인사건을 지난 대선 기간 ‘데이트 폭력’으로 규정했던 사례가 재조명되며 비판을 받고 있다.

범죄심리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경기 수원정)는 22일 SBS 라디오에서 조 변호사와 관련해 “당연히 사퇴해야 하고, 그런 사람을 애당초 공천한 민주당의 기준과 가치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끼치는 것을 변론이라고 주장하는 자들과 정의는 가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의 이력이 알려진 이후 정치권의 비판은 줄을 이어왔다.

이동영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기본적인 검증조차 없는 민주당 공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세동 녹색정의당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비명(비이재명) 후보를 낙선시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누구라도 좋으니 일단 꽂고 보자’라는 무검토·무계획 공천의 결과”라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조 변호사의 공천 취소를 요구하는 연서명 움직임이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변호사 관련 논란은 이 위원장과 이 대표에게까지 옮겨가는 모양새다. 조 변호사가 속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인 이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 단체 채팅방에 “(변호 이력과 관련한) 사례들로 조 변호사를 재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옹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문화일보에 “일단 자기편이니 감싸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자신의 조카를 변호했던 살인사건도 재차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였던 지난 2021년 SNS에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조 변호사처럼)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던 행동들이 민주당에서는 용인될 수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 대부분은) 이 대표가 자기 조카가 잔인하게 사귀던 사람의 가족을 죽였던 사안에 대해 데이트 폭력이라고 말하고, 그걸 변호했던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