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로 시간여행… 모든 경험이 음악”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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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마스트미디어 제공



■ 러 피아니스트 트리포노프

“부모·부인·자연도 내 멘토
한국서 혁신적인 작품들 연주”


러시아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에게 모든 것은 음악이 된다.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의 연주와 고국의 전설적인 감독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영화를 즐긴다는 그는 자신이 겪는 모든 경험을 흡수해 피아노로 표출해낸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트리포노프는 멘토를 묻는 질문에 스승과 부모, 부인 등 주변 사람을 열거한 뒤 “누구에게도 언제나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이 아닌 다른 예술적 경험도 음악적 아이디어에 많은 영감을 준다”며 “미술관에 가거나 영화를 관람하는 것 등 무엇이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등산을 좋아해요. 가끔은 자연조차 훌륭한 멘토가 될 수 있습니다.”

트리포노프는 어릴 적엔 ‘콩쿠르 사냥꾼’으로 유명했다. 쇼팽 국제 콩쿠르 3위, 차이콥스키·루빈슈타인 국제 콩쿠르 우승 등 유럽과 북미를 넘나들며 여러 콩쿠르를 휩쓸었다. 그런데 이후 행보는 저돌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기보단 음악성을 축적하는 편에 가까웠다. 그는 바흐에서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매번 인상적인 음반을 내는 동시에 카네기홀 등 곳곳에서 공연을 이어가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이다. 음반 녹음과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 모두 세계 최정상인 트리포노프는 “스튜디오 녹음에서도 실황 공연의 요소를 갖는 게 좋다”며 “녹음을 통해 자신이 시도하려는 음악적 요소를 충분히 불어넣으며 실황 연주의 즉흥적인 아드레날린을 갖고, 두 요소를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리포노프는 콩쿠르의 장점으로 “집중력을 높이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습득할 수 있는 것”을 꼽았다. 반면 “콩쿠르 참가 자체가 일상이 되고, 레퍼토리를 반복적으로 연주한다면 콩쿠르는 해로워진다”고 말했다.

트리포노프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두 가지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1일 롯데콘서트홀에선 ‘데케이즈(Decades)’란 제목으로 20세기 후반의 현대음악을 들려준다. 알반 베르크, 코플랜드, 리게티, 슈톡하우젠 등이다. 트리포노프는 “각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독창적인 작품들의 집합체”라며 “한 세기 동안 서로 다른 작곡가들이 피아노라는 악기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를 넘은 결과물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피아노 작품들로 이뤄지는 시간 여행이라고 볼 수 있어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5일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선 ‘함머클라이버(Hammerklavier)’란 제목으로 모차르트와 베토벤, 멘델스존을 연주한다. 그는 “코로나19로 많은 공연이 취소돼 기다림의 연속이었을 때 모차르트의 작품들, 특히 12번에 대해 깊게 파고들 기회를 가졌다”며 “모든 소나타 작품들 중 지금 내게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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