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년 맞은 국내 의료법인 1호…“글로벌 중심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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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서울병원, 4월 2일 개원 50주년
첨단 맞춤 치료 등 글로벌 병원 도약 계획도 밝혀


국내 의료법인 1호 순천향대 서울병원(병원장 이정재)이 2일 개원 50주년을 맞았다. 순천향대서울병원(사진)은 1974년 하늘의 뜻을 받들어 인술을 펼쳐가는 고향마을을 만들어 가겠다는 순천향(順天鄕) 정신으로 향설 서석조 박사가 개원했다. 1999년 타계한 고 향설 서석조 박사는 우리나라 신경과학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한국을 대표하는 의료인으로 평가된다. 1946년 일본 경도부립 의대 의학부를 졸업하고 1949년까지 서울대의대 내과 조교를 거쳐 미국 코넬의대에서 인턴과 내과 전공의를 마친 후 뉴욕 시립 벨부병원에서 신경내과를 전공했다. 이후 연세대의대, 가톨릭의대, 고려병원, 백병원을 거쳐 1974년 용산구 한남동에 순천향종합병원을 설립했다.

■지역사회 의료공백 해결…모자보건센터, 소화기병센터 등 선도
서석조 박사는 순천향병원을 기반으로 1978년에는 순천향의대를 열었고, 1979년에는 순천향대구미병원, 1982년 순천향대천안병원을 잇달아 개원했다. 2001년에는 순천향대부천병원을 개원해 각 지역의 거점병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학과 병원이 자리 잡은 지역에서 알 수 있듯이 순천향은 초기부터 지역사회의 의료 공백을 해결하고 한국 사회 전체의 의료수급에 기여하면서 성장했다.

개원 초기인 1976년에 산업의학연구실을 개설했고, 1977년에는 암연구소를 설치했다. 특히, 개원 당시부터 모자보건에 관심을 쏟아, 1978년 모자보건연구소를 설치한 이후, 일본과의 교류 협력을 통해 1985년 7월 12일 국내 최초의 한국모자보건센터를 열었다.

1995년에는 소화기연구소를 개소, 1996년부터는 매년 2회의 복부초음파 진단 및 내시경 초음파 단층촬영술 워크숍을 개최해왔다. 1998년 3월에는 소화기병센터를 국내 최초 전문센터로 개설했다. 1999년 2월에는 외국인 진료소(현 국제진료센터)를 개소했다. 병원 주위 한남동, 이태원에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각국 대사관과 외국 공관이 많아 그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2000년 3월에는 수혈을 거부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환자를 위해 무수혈센터를 개설했다. 현재까지 20년 이상 무수혈 및 최소수혈 등 환자혈액관리를 해왔다. 2016년부터는 병원에서 개발한 혈액관리프로그램(PBM, Patient Blood Management)를 도입해 의료진이 혈액을 처방할 때 정말 필요한 수혈인지 사유를 적도록 하고, 적정 수혈 처방 리스트와 환자 혈액 검사 결과가 함께 보이도록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2023년부터는 온라인 의무기록사본 발급 서비스와 환자용 앱 서비스를 통해 편리하게 예약, 수납 등을 할 수 있게 되었다. AI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활용하여 예약을 확인하는 콜센터 서비스와 퇴원환자 건강관리를 위한 ‘AI기반 돌봄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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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등 사회적 책임 수행…의료봉사도 정기 진행
코로나19 시기에는 생활치료시설을 선도적으로 운영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수행했다. 격리치료시설에 의료진을 파견하고, 재택치료 환자 관리를 위해 용산구, 동작구를 비롯해 관할 구역을 벗어난 지역까지도 협업했다.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때에도 의료진과 행정직원 등이 밤을 새워 재난 상황에 대응했다. 2011년부터는 용산구로부터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치매지원센터를 수탁 운영하며 지역사회를 지원하고 있다.

순천향병원은 개원초부터 무의촌 지역을 비롯해 의료사각지대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사회복지시설, 무의촌, 지역 주민센터·복지관 등에서 외국인근로자, 장애인, 노숙인 등을 대상으로 연 3~7회 의료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3년에는 베트남 퀴논시에 백내장 수술센터를 개소하고 매년 1~2회 정기적으로 의료진과 기술진을 파견해 일회성, 소모성 해외봉사의 단점을 극복한 장기 의료봉사 모델을 구축해 주목받기도 했다.

베트남 뿐 아니라 2015년 지진 피해를 겪은 네팔 카트만두 외곽의 빈민촌의 고아원, 필리핀 고아원을 돕기 위해 자선 바자회를 개최했다. 또 네팔, 캄보디아, 필리핀, 몽골, 태국 등을 방문해 무료검진, ‘밥퍼’ 급식봉사, 물품후원, 초청수술(심장질환, 구순구개열, 인공와우) 등의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미래 의료서비스 연구 활발
순천향대서울병원은 연구도 주목할 만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2022년 3월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인증을 받았고, 10월에는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 지정을 받았다. 외부에 위탁하던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을 원내에 설치해, 병원 특성에 맞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신설한 임상시험지원팀(ARO)에서는 연구비가 적은 연구자들의 임상연구를 지원하는 등 연구자 맞춤형 임상시험수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3년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의료질평가에서 8회 연속 1등급을 받았고, 각종 적정성평가에서도 1등급을 받고 있다. 2023년 2월에 의료기관인증조사에서는 512개 항목 중 511개에서 상의 등급을 받았다.

순천향대서울병원은 최근 중환자실 및 응급의료센터 확장과 주차장 및 교수연구 환경개선사업, 유전체센터(NGS)구축, 첨단재생(세포처리)의료시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앞으로 세계 환자를 유치하는 병원, 세계 유수의 병원과 경쟁하는 병원을 위해 유전자, 오믹스,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활용한 첨단 맞춤 치료를 지향한다"며 "의생명 연구 활성화와 의료산업을 선도하는 병원, 사회적 책임과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의료서비스 중심의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경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순천향대서울병원은 2일 원내 동은대강당에서 ‘50년을 넘어 100년을 지속하는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을 만들자’는 취지의 개원 50주년 기념식을 갖고, 근속 및 모범직원에 대한 표창을 수여했다.

이용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