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發 검찰 겁박 대처법[뉴스와 시각]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1 11:20
프린트
김병채 사회부 차장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봤을 때 검찰은 창설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할지도 모르겠다. 공교롭게도 180석 이상의 범야권 의석을 이끌어낸 주역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모두 검찰에 의해 기소된 피고인이다. 이들은 모두 정치 검찰에 의해 부당한 기소를 당했다고 주장했고, 이번 선거에 검사독재 심판을 핵심 구호로 내세워 많은 표를 얻었다.

이·조 대표에게 공천장을 받아 당선된 사람 중 상당수도 검찰을 ‘철천지원수’로 여기고 있다. 윤석열 정부 법무부에서 징계를 받은 박은정·차규근 조국혁신당 당선인, 이성윤 민주당 당선인은 검찰에 복수를 다짐하며 배지를 달았다. 문재인 정부 검찰에서 고검장을 지냈던 박균택·양부남 민주당 당선인 등도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제21대 국회에서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없앨 목적으로 제시됐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법안을 주도한 김승원·김용민·민형배 민주당 의원 등도 건재하다. 김남국 의원과 최강욱 전 의원은 이제 국회에 없지만, 제22대 국회에서는 더 강력한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세력이 자리 잡게 됐다.

특히 10명 이상의 당선인을 배출해 자력 법안 발의권을 가지게 된 조국혁신당은 강령 1호가 검찰개혁이다. 수사와 기소 완전 분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강화, 검사장 직선제 등이 구체적 내용이다.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곧바로 의원직을 상실하는 조 대표는 이른 시일 내에 조국혁신당에서 주장하는 검찰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것이고, 민주당은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 여당의 비윤(비윤석열) 인사들까지 가세한다면 검찰은 정말 수사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게 된다.

사실 검찰은 억울하다. 검찰은 현 정부 들어 보이스피싱, 성범죄, 마약, 금융·증권범죄 등 민생 침해 사범을 어느 때보다 열심히 수사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대부분의 사건을 수사할 수 있게 된 경찰이 전문성 부족으로 헤매는 사이 검찰이 많은 부분을 채웠다. 하지만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로, 전체 사건의 1%도 채 되지 않은 정치인 관련 수사 때문에 정치 검찰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심판 대상이 됐다.

정치 검찰 평가는 과한 면이 있지만, 검찰 수사가 정치적 중립을 의심케 하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 법조계에서 잘 쓰는 말 중에 ‘외관을 형성하지 않아야 한다’는 문구가 있다. 의도와 관계없이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취지다. 이제 검찰은 정치권과 유착됐다는 외관을 형성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제하고, 국민으로부터 직접 신뢰를 얻어야만 역사와 전통을 유지할 수 있다.

위기를 타개해 나갈 때 원칙만큼 좋은 무기는 없다. 재직 시절 ‘특수통’으로 불렸던 여환섭 전 법무연수원장은 2022년 퇴임하면서 “조직의 존폐와 관련될 수도 있는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예상하면서 “더 이상 정치 쟁점화된 사건 속에 조직 전체가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면 무작위로 추첨한 시민들로 구성된 위원회에 수사 모든 단계에 대해 동의를 구하도록 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을 검찰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병채 사회부 차장

김병채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