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도 없이 최전선에서 싸우는 우크라 고령자 부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고령자로 구성된 기동포병대 ‘초원의 늑대들’ 부대원들이 로켓탄을 직접 고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3년째 접어든 전쟁에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60대 이상 고령자 부대’가 앞장서 싸우고 있어 화제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전선에서 활동 중인 우크라이나 기동포병대 ‘초원의 늑대들’(Steppe Wolves)은 전원이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민병대다. 이 부대의 특징은 대원 대부분이 나이가 너무 많아 정식 입대가 불가능한 60대 이상 고령자라는 점이다. 부대원 중 소수를 차지하는 젊은이들도 복무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이들이다. ‘그랜드파’(할아버지)란 호출명을 쓰는 부대장 올렉산드르 타란은 "퇴직연금 덕분에 그럭저럭 (부대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원의 늑대들은 공식적으로는 우크라이나군 소속이 아니어서 자비를 털고 모금을 받아 무기와 보급품을 마련해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로켓 발사기가 탑재된 트럭을 몰고 전선 뒤편을 배회하다가 우크라이나군 현장 지휘관의 지시가 떨어지면 다른 정식부대들과 공조해 공격에 나서는 것이 주된 활동이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취재차 자포리자에 있는 초원의 늑대들의 기지를 찾았을 때도 이들은 망가진 122㎜ 그라드(Grad) 로켓탄을 고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