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흐른다’ 재독작가 이미륵 박사 유해봉환 추진·독일 첫 6·25전쟁 참전비 제막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16일 독일 그래펠핑시 묘역에서 이미륵(본명 이의경) 박사 74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그래펠핑시 묘지의 이미륵 박사 묘비. 이영래 이미륵박사 유족대표 제공

이미륵 필명 활동 재독작가 이의경 지사는 독일 안장…3·1만세운동·임정 활동
강정애 장관, ‘독일 최초의 6·25전쟁 참전비 제막식’ 참석 등 佛·獨 방문
프랑스 유일 한국 독립운동가 루이 마랭(애국장) 건국훈장 전수 행사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6·25전쟁 참전국과의 국제보훈사업 교류·협력 강화를 비롯해 정부가 지원한 독일 최초의 6·25전쟁 참전비 제막 및 독립유공자 유해봉환 추진 등을 위해 5일부터 오는 11일까지 5박 7일간 일정으로 프랑스와 독일을 방문한다고 보훈부가 밝혔다.

보훈부 관계자는 "강 장관은 5일 오전 출국한 뒤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한국전 참전비와 개선문 광장에 있는 무명용사의 묘 ‘꺼지지 않는 불꽃’ 헌화·참배로 현지 일정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프랑스 한국전 참전용사와 유가족 초청 간담회를 가진 후 파리 앵발리드 보훈병원을 방문해 관계자들로부터 현지 의료·요양시스템을 확인할 예정이다하고, 앵발리드 내에 있는 6·25전쟁 참전 영웅 랄프 몽클라르 장군 묘소를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이어 프랑스 상원의원으로 국방·군사위원회 소속인 크리스티앙 깡봉 의원을 만나 양국의 국제보훈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보훈부는 "7일에는 주프랑스 대사관에서 프랑스 유일의 독립운동가로, 일제강점기 프랑스 한국친우회 초대 회장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독립을 적극 지지하고 후원했던 정치가 루이 마랭(2015년 애국장)에 대한 건국훈장 전수 행사를 갖는다"고 밝혔다. 건국훈장은 직계 후손이 없어 루이 마랭이 생전에 활동한 ‘해외과학 아카데미(Academie des sciences D’Outre-Mer)’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독립운동 사적지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파리위원부를 방문한 뒤 프랑스 보훈담당 기관인 참전용사 및 전쟁피해자 사무처를 찾아 프랑스의 선진 보훈 업무를 확인하는 일정도 포함됐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3월16일 페터 쾨스틀러(가운데) 독일 그래펠핑시 시장이 (사진 가운데)이 그래펠핑시 묘역에서 열린 이미륵(본명 이의경) 박사 74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이영래 이미륵 박사 유족대표 제공

강 장관은 프랑스 일정을 마치고 8일 독일로 이동해 우리 정부의 국비 지원(2억 1000만원)으로 건립된 독일 최초의 6·25전쟁 참전비 제막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다. 독일은 6·25전쟁 당시 야전병원 시설과 인원을 파견한 의료지원국으로, 강 장관은 제막식에 앞서 볼크마르 쇤 독일 적십자 부총재를 만나 독일 적십자병원의 6·25전쟁 활동상을 담은 책자를 전달하며 감사를 표할 계획이다.

9일 베를린 시내에서 독일 참전용사 유가족을 비롯한 적십자사 관계자 초청 간담회를 가진 뒤, 10일에는 뮌휀 근교 그래펠핑 시에 있는 독립유공자 이의경(1990년 애족장) 지사 묘소를 참배할 예정이다. 특히, 강 장관은 참배 후 페터 쾨슬러 그래펠핑시 시장을 만나 이의경 지사의 유해 봉환을 위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의경 지사(1899~1950)는 ‘압록강은 흐른다(독일명 ‘Der Yalu fliesst’)’의 재독작가로 ‘이미륵’이란 필명으로 유명하다. 이의경 지사는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만세운동에 가담했고 같은 해 5월, 독립외교 활동을 위해 대한민국청년외교단이 결성되자 편집부장으로 활동하다 발각되면서 일제의 감시를 피해 상하이로 망명해 임시정부의 일을 도왔다.

강장관은 "프랑스와 독일은 6·25전쟁 당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뜨거운 인류애를 보여줬던 국가"라며 "이번 방문에서 양국 정부를 비롯한 유엔 참전용사와 유가족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보훈을 통한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