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200쪽 분량 질문’ 다 묻지 못해… 이번주 김계환 재소환할 듯

이종섭·신범철도 조사 임박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 무마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4일 소환 조사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을 이르면 이번 주 중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피의자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이달 중 이종섭 전 호주대사(전 국방부 장관)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4일 한 차례 조사한 김 사령관을 추가로 불러 조사하기로 하고, 김 사령관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 조사를 앞두고 200쪽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했는데 1차 조사에서 이를 다 묻지 못했다. 김 사령관은 변호인 없이 출석해 약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김 사령관은 2023년 8월 채 상병의 순직 경위를 조사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이를 보류할 것을 지시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직권남용)을 받고 있다.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VIP(대통령)가 격노하면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대통령실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김 사령관은 이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신 전 차관과 이 전 장관 등 소위 ‘윗선’에 대해서도 소환을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의 참모인 유재은 법무관리관과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김 사령관을 연이어 조사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정치권에서 특검법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해 피의자들을 연달아 부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수사팀이 갖고 있는 일정에 따라 특검과 관계없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