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엔 쉽고 어른엔 어렵다는 모차르트’ 이제 이해”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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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모차르트 앨범 발매와 기념 독주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연주 인생 68년만에 첫 모차르트 앨범 낸 백건우

“모차르트가 악보에 담아낸
순수한 동심 그대로 연주해
앞으로 앨범 2개 더 낼 것
18일부터 전국순회 독주회”


“나이가 들면 고향을 찾는다고들 하잖아요. 음악도 비슷해요. 모차르트를 잘 치기보단, 그의 음악 자체를 순수하게 전달하고 싶어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모차르트 앨범을 내놨다. 연주 인생 68년 만에 처음으로 들려주는 모차르트 음악이다. ‘건반 위의 구도자’란 별명답게 그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슈만 ‘유령 변주곡’ 등 ‘심오한’ 음악에 천착해왔던 그가 밝고, 가벼운 터치의 모차르트를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백건우는 16일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모차르트 작품의 악보를 보면 20대에 다르고, 40대에 다르며 60대에 또 다르다. 지금 내게 보이고, 들리는 모차르트가 굉장히 새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모차르트 음악을 순수하게 전달만 할 수 있다면, 최고의 연주인 것 같다”며 “보통 연주자들은 특별한 걸 보여주려는 의도를 갖고 노력하는데, 오히려 자신을 없애는 게 맞다”고 말했다.

“미켈란젤로가 돌덩이를 보면, 그 안에 어떤 조각이 보인다고 하잖아요.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내 그 안의 조각을 살리는 게 (연주자의) 작업인 것 같습니다.”

백건우의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 1’은 피아노 소나타 12번과 16번, 환상곡 D단조(K.397)와 론도 D장조(K.485) 등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앞으로 2개의 모차르트 앨범이 더 나올 예정이다. 백건우는 “전에는 피아니스트로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지금은 그냥 음악하는 것만으로 굉장히 충만해진다”고 말했다. 앨범엔 도전을 멈추지 않는 대가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자유를 꿈꾸는 마음이 묻어난다. 최진 톤마이스터는 “백건우 선생님이 음악의 본질에 더욱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건우는 모차르트 음악에 대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모차르트 작품은 세상의 모든 감정과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 같다”며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슈나벨이 ‘모차르트의 음악은 아이가 치기엔 너무 쉽고 어른이 치기엔 너무 어렵다’고 한 말을 이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백건우는 모차르트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동심’으로 돌아갔다. 앨범의 취지에 맞게 앨범 커버도 10세 아이가 그린 백건우의 초상화이다. 앞서 ‘나만의 느낌으로 그리는 백건우와 모차르트의 음악 세계’ 공모전을 통해 백건우가 직접 선택했다. 백건우는 “거짓 없는 어린아이의 눈길이 그리웠던 것 같다”며 “음악과 참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백건우는 오는 18일 부천아트센터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 21일까지 모차르트 앨범 발매 기념 독주회로 전국을 순회한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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