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sumer >멀쩡한 공원 나무 뽑고… 1년도 안돼서 뜯어고쳐

주차장 조성 예산 낭비도…

지역별로 들쭉날쭉한 공영주차장 요금도 문제지만 일부 지자체의 경우 무분별한 주차장 조성으로 예산을 낭비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3월 경북 안동으로 신청사를 이전한 경북도는 개청 1년도 안 돼 주차장을 뜯어고치고 있다. 도는 3억9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3월 말까지 공사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일부 주차장 폭을 확장해 도청이 운영하는 관용 버스 주차장으로 변경하려는 것이다.

또 지하주차장 입구에 미끄럼 방지 포장을 하고 과속방지턱도 설치한다. 비만 오면 주차장 바닥이 미끄럽고 시야 확보가 어려워 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서다. 이 밖에도 지상 주차장 과속방지턱 위에 험프식 횡단보도를 설치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새 청사 입주 후에 예상치 못한 사고 위험으로 일부 주차장 시설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복 공사에 따른 예산 낭비란 지적에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인천의 경우 멀쩡한 도심 공원에 나무를 뽑아내고 임시 주차장을 조성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인천 남동구는 지난해 9월 소래포구 인근 다목적광장에 심어진 교목 30주와 관목 2100주를 이식해 소래포구축제(9월 30일~10월 2일)가 열리는 3일간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광장 내 교목 등 이식에만 2억 원의 예산이 들었다. 소래포구 주변에 차량 1007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 8곳이 운영되고 있지만 축제 기간 심각한 주차난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임시 주차장 조성으로 주차면수 232면을 추가로 확보했다.

구는 포구 주변 주차수요가 많은 김장철(10~11월)과 꽃게철(4~5월)에 임시 주차장을 계속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차량 주차 시 주차장 바닥의 보도블록 파손 등의 문제로 축제 기간에만 임시 사용하는 것으로 방침을 선회했다. 구 의회는 광장을 빼앗긴 주민 불만을 이유로 임시 주차장 사용 관련 조례 개정에 미온적이다.

주민 이정미(42·주부) 씨는 “평소 주민들이 즐겨 찾는 광장의 나무를 없애 주차장으로 만든다는 발상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며 근시안적 행정을 꼬집었다. 구 관계자는 “임시 주차장은 축제 기간 고질적인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며 “주민 불편이 없도록 임시 주차장 사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 박천학·인천 = 지건태 기자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