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29∼30일 정상회담>“‘동맹이 우리외교 중심축’ 인식을”

외교안보 전문가 조언 “첫 회담 좋은 이미지 남겨야”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달 말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 정상회담에서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동맹의 신뢰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새 정부의 한·미 관계 틀을 결정할 첫 단추를 끼우는 만남”이라면서 “첫 회담에서는 자세한 것을 이야기하기보다는 큰 틀에서 좋은 이미지를 남겨놓아야 하는 만큼, 일단 한·미 동맹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중요한 건 큰 그림으로, 한·미 간 상호 신뢰를 정상 간에 마련하는 게 관건”이라며 “구체적인 것을 얘기하기보다 한·미 동맹이 한국 대외전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주축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논란과 관련, 박 교수는 “정상회담에서 사드를 직접 거론하는 게 바람직할지는 잘 생각해야 한다”면서 “미국에 이미 국내문제라고 잘 설명을 했고, 사드 배치를 근본적으로 배제하는 건 아니라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현재 기조를 잘 정리해서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사드와 관련해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게 우선”이라며 “국내 절차적인 이유로 사드 배치가 늦어지는 상황은 미국도 이해하는 만큼 배치가 늦어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이것이 사드 철수는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놓고 ‘미국 우선주의’가 표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나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해 언급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원칙적으로 자유무역 질서를 존중하고, 미국 의견을 얼마든지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적극적인 제스처를 해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홍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단순 교류협력 등은 미국이 막을 명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경·김유진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