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충돌>“MB는 적폐 뿌리” 라는 민주·국민의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바레인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시위대를 뒤로한 채 귀빈실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정치보복’ 주장 강력 비판
민주 “성역없는 수사해야”
국민의당 “뻔뻔함이 가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적폐청산 드라이브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민의당도 이에 가세하면서 보혁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겨냥해 ‘정치 보복’이라며 공개 비판한 것을 두고 13일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한목소리로 “적폐원조” “적폐의 뿌리”라면서 이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현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이 구여권·구야권 진영 간의 갈등으로 비화하는 형국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의 전날(12일) 기자회견 발언을 겨냥해 “이 전 대통령은 ‘적폐원조’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며 “군의 정보기관을 사조직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고, 흥신소 취급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MB 시절 국정농단 진상규명은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며, 국민 다수가 원하는 과제”라며 “수사당국은 성역 없는 수사로 정의를 원하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도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를 주장하며 민주당에 가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 회의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기사를 보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직도 처벌받는 세상이다. 전직도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의 예외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적폐의 뿌리인 이 전 대통령의 뻔뻔함이 가관”이라며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즉각 수사하되, 정치보복 빌미를 주지 않도록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에 철저함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이어 국민의당까지 이명박 정부 시절 비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주장하면서, 구야권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우리와 같이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당도 그간 잘못됐던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측이 민주당 정책위가 작성해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한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적폐 현황’ 문건에 대해 맹공을 퍼붓는 것에 대해서도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국감에서 나온 내용을 정리한 것일 뿐”이라며 “법을 어긴 사람들을 수사하고, 부당한 시스템을 바로잡는 것을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