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초비상>발칵 뒤집힌 청도… 고령층 많아 확산땐 초토화 우려

대남병원서만 확진자 16명
“불안해서 잠도 제대로 못자”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나요. 불안해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어요.”

인구 4만2000명의 경북 청도군이 청도 대남병원에서 집단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으로 발칵 뒤집혔다. 주민들은 신종 코로나 공포에 망연자실했고 거리는 한순간 썰렁해졌다. 마을회관과 경로당에 삼삼오오 모이던 농촌 주민들은 집으로 흩어져 대문을 걸어 잠갔고 불면증도 호소했다.

21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20일 직원 5명을 비롯해 입원환자 15명이 한꺼번에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에는 신종 코로나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망한 60대 입원 환자도 포함됐다. 21일에도 1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해 총 16명으로 늘었다.

대남병원은 청도군의 가장 큰 병원으로 몸이 아픈 주민 대부분이 찾는 곳이다. 또 바로 옆에 있는 청도군보건소도 마찬가지다. 병원과 청도군 보건소, 군립 청도 노인요양병원, 에덴원(요양원) 등 4곳이 붙어 있으며 총 입원환자 302명과 보건소 직원을 포함해 616명이 종사하고 있다. 입원환자는 대부분 고령층이다. 방역 당국은 이들 모두 검체를 확보해 전수 검사 중이며 발열 증세를 보이는 환자도 상당수로 알려져 있다.

대남병원에선 신천지 교주 친형의 장례식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 사이 치러졌으며 당시 중국인 신천지 교인이 이곳을 방문했다. 또 대구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여·61)도 이달 초 청도를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천지교회 교인들은 지난 11일 풍각면 경로당에서 노인 20여 명에게 이·미용 봉사활동도 했다.

이에 따라 보건소를 이용했거나 병원, 요양원 등에 면회한 주민은 물론, 신천지 교인들이 봉사활동 당시 있었던 주민 등 군 전체가 초비상이다. 이모(76·청도군 화양읍) 씨는 “전형적인 농촌이고 고령층이 많아 번지면 초토화될 것”이라며 “불안해서 대문을 닫고 날밤을 새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청도군 풍각면에 사는 한 주민은 “농사를 시작할 때가 됐는데, 농사도 짓지 못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청도=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