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에너지 세제개편때 기자들 매일 만나 협조구해 미리 보도안되게 한 일화도

  • 문화일보
  • 입력 2022-05-30 09:08
  • 업데이트 2022-12-2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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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 리더십 - 화려했던 관료시절

김진표 의원의 경제 관료 시절 이력은 정치인 시절보다 훨씬 화려하다. 김 의원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경제 관료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드물다.

김 의원의 경제 관료 시절 최대 업적은 아마 우리나라 최초의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의 여진(餘震)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2000년 봄, 옛 재정경제부 세제실장(1급)이었던 김 의원은 과천청사에서 퇴근한 뒤 매일 인사동으로 출근하다시피 했다. 언론사 경제부 기자들과 만나 그해 가을 발표 예정이던 에너지 세제 개편에 대해 사전에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중앙 매체 언론사 경제부 기자들을 순번을 정해 모두 한 번씩 만나서 설명하는 것만 해도 1∼2개월이 필요한 일이었다.

언론사 기자들에게 에너지 세제 개편은 기사 가치로만 보자면 국민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1면 머리기사가 되고도 남을 만한 큰 뉴스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김 의원이 ‘전체 언론사’ 경제부 기자들에게 자세한 내용을 사전에 설명하자 어떤 언론도 정부 발표 전에 보도하지 않는 기현상(奇現象)이 발생했다.

‘이해 관계자가 너무나 많아 어차피 숨길 수 없다면 사전에 모든 언론 매체에 설명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친 김 의원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김 의원은 경제부총리(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와 교육부총리(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를 모두 지냈다. 우리나라에서 김 의원 단 한 명만 가진 이력(履歷)이다. 이제는 경제나 정치 환경이 많이 바뀌어 앞으로는 김 의원 같은 사람이 다시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해동 기자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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