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정상적 사법시스템, 정치논쟁화 말라”

■‘文정부 수사 정치보복’ 지적에 “민주당 정부 땐 안 했나”

野반발… 내주 대응기구 구성

尹, 한상혁·전현희 사퇴론엔
“임기 있으니 알아서 판단하길”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문재인 정부 시절에 이뤄진 직권남용과 비리 등에 대한 검찰과 경찰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을 정치 논쟁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검경 수사에 대해 대응기구를 출범시켜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신구정권 갈등이 폭발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서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의원 관련 수사는 정치보복이라는 말이 민주당에서 나온다’는 취재진 질문에 “민주당 정부 때는 (전임 정부 수사를) 안 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정권이 교체되고 나면, 형사사건 수사라는 것은 과거의 일을 수사하는 것이지 미래 일을 수사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과거 일부터 수사가 이뤄지고, 좀 지나면 현 정부 일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에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요 피의자이고, 대장동·백현동 게이트와 관련해 민주당의 이재명 의원도 의혹의 중심에 있는 만큼 이날 윤 대통령의 언급은 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수사가 이뤄질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오는 20일 정치보복 수사에 대응하는 기구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수사들이 하루 이틀 사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을 보면 분명히 이것은 자체 기획된 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문 정부에서 임명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거취에 대해서 “임기가 있으니 알아서 판단할 문제 아니겠나”라고 언급했다. 북한의 서해 공무원 이대준 씨 피살 사건의 핵심 자료를 추가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진행이 되지 않겠나 싶다”며 가능성을 열었다.

서종민·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