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빅블러, 디지털 혁신 통해 소비자 편익 키우는 것”

■ 문화금융리포트 2022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위해서
금산분리 등 규제완화가 핵심”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플랫폼인 ‘토스’를 창업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금융과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금융 빅블러(Big Blur)’를 금융과 정보기술(IT) 혁신을 통해 소비자의 이익 등 사회적 효용을 증대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더 넓은 운동장론’을 펴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도 역설했다.

이 대표는 25일 열린 ‘문화금융리포트(MFiR) 2022’에서 ‘플랫폼의 팽창과 초연결·초혁신’을 주제로 기조 발제했다. 이 대표는 “금융 빅블러는 단순히 업종 간 경계가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금융과 IT 혁신을 통해 고객과 소비자의 편익을 키우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고객과 소비자에게 이익을 주지 못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금융 빅블러를 추구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금융 빅블러의 배경에는 기업의 존재 이유인 ‘이윤 추구’가 있다는 게 이 대표의 분석이다. 그는 “기업의 본질인 고객들에게 양질의 상품을 더 저렴하게 더 빨리 제공하기 위해 자사뿐 아니라 타사의 강점을 끌어오는 것이 디지털 혁신이자 빅블러의 본질”이라며 “이 때문에 하나의 기업집단이 단일 사업만 벌이지 않고, 은행·증권업·통신업·모빌리티·배달업 등을 아우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빅블러는 기술 혁신이 필요한 산업에 기술 혁신을 투입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며 “금융 빅블러를 통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하거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그 산업에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와 이익이 커지는 등의 변화를 불러온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금융 빅블러의 우수 사례로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를 꼽았다. 토스뱅크는 200만 명의 고객 데이터를 3년간 ‘백테스팅’(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 성과를 가늠하는 기법)해서 신용평가 모델을 개선했다. 또 마이데이터를 통해 수집한 개인의 현금 흐름·수입·지출 등을 활용하고 업계 최초로 딥러닝과 머신러닝을 도입해 신용평가의 정확성을 높였다.

이 대표는 금융 빅블러의 향후 과제로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금산분리 등이 완화돼야 금융기관과 빅테크가 더 많은 경쟁을 할 수 있으며 규제 완화로 금융기관들이 더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발휘할 수 있다면 결국 소비자의 후생이 높아지는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금융 소비자의 삶이 나아지는 게 모든 금융기관과 빅테크의 본질이며, 서로 경쟁할 수 있는 ‘더 넓은 운동장’을 만들기 위해 규제를 근본부터 의심하고 금융 규제의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금융 당국의 계획을 지지하며 경쟁 없이는 ‘금융의 방탄소년단(BTS)’이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