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안철수, 윤심후보 자격 없어”… 커지는 ‘전대 중립’ 논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여당 원내대책회의 3일 오전 주호영(왼쪽 첫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태영호(〃두 번째) 의원, 김석기(〃세 번째) 사무총장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동훈 기자

■ 여당 당권레이스 ‘윤심 공방’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
“안철수, 현정부와 철학 달라”

오늘 전대후보 등록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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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을 향해 “윤심(尹心) 후보를 자처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안 의원이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내세워 최근 차기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친윤 후보인 김기현 의원을 뛰어넘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일 “안 의원과 현 정부와 기본적인 철학이 다른 점이 많다”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을 비롯한 정책적 지향점도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다른 여권 고위 관계자도 “윤 대통령이 바쁜 와중에도 국민의힘 의원들과 오·만찬, 티타임을 해왔는데 안 의원과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이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주요 현안에 대한 안 의원의 구체적인 발언들을 들어 “윤심팔이를 할 자격이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의 경질을 주장해왔는데, 이는 대통령실의 ‘선(先) 수습·후(後) 경질’ 방침과는 완전히 달랐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사드 추가 배치를 놓고도 윤 대통령과 엇박자를 보였다.

안 의원이 내세운 ‘윤석열·안철수 대선 단일화’를 놓고도 대통령실과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선 “막다른 코너에 몰린 안철수의 선택이었을 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윤 대통령이 국무총리직을 제안했을 때 안 의원이 안랩 백지신탁 문제를 들어 고사한 점은 안 의원의 윤안 연대 주장에 배치되는 사례라는 게 여권 인사들의 주장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자신의 정치적 활로를 위해 이리저리 당을 옮기고 보수를 위기에 빠뜨린 안 의원의 정체성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당대회에 말을 아꼈던 대통령실 참모들이 안 의원의 주장을 적극 반박하고 나선 데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깊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참모는 “대통령에 반대하는 여권 세력들이 ‘안철수를 띄워야 정치적 공간이 생긴다’고 보고 안철수 띄우기에 올인하고 있다”며 “여기에 밀려선 안 된다는 게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이준석 학습효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 간 당청 갈등 전례도 윤 대통령의 판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와 총선 이후 계획하고 있는 굵직한 개혁 이슈들이 오히려 여권 정치 투쟁에 발목 잡힐 우려가 크다고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은 각각 충남과 서울에서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김기현 의원은 장동혁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서천 의정보고회에 참석한 뒤, 대전 동구 당원연수 특강을 할 예정이다. 안 의원은 서울 경동시장에서 청년 대학생들과 차담 등을 한 뒤 영등포갑 당원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