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1표 반란’ 격랑에 빠진 민주당…“가결이나 마찬가지” 李 거취 논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법리스크 우려에 비명계 대거 이탈한듯…‘李 퇴진 요구’도 커질 듯
李리더십 타격…민형배 “제발로 걸어나가라”, ‘비명계 탈당 요구’ 당게시판 접속장애
주호영 “이재명 체포안, 野 38표 이탈…가결이나 마찬가지”
“이재명, 정치적 책임지고 대표직 사퇴하고 사법절차로 결백 증명하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의 27일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 상당수의 당내 ‘이탈표’가 있었다는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은 격랑에 빠졌다.

체포동의안 부결로 ‘간신히’ 이 대표는 살렸지만,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타격은 물론이고 당 내부는 분열과 혼란의 양상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에 민주당 내 ‘딘일대오’에서 이탈한 표는 적어도 31표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297명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한 점을 고려하면 최소 31명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애초 민주당은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데 총의를 모으고 표결에 임했다.

이 대표는 의원 전원에게 전화 연락을 하는 등 표 단속에 나섰고,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는 ‘단일대오’라면서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자 10표만 더 이탈했으면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을 수 있었던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김용민 의원은 “체포동의안 부결. 그러나 이탈표가 상당해 여러 고민이 드는 결과”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해 온 비명(비이재명)계가 결집한 점이 표결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비명계가 이번 표결을 계기로 결집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날 비명계의 ‘의중’이 선명하게 드러난 이상, 국회에 추후 다시 체포동의안이 올 경우 부결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쌍방울 대북 송금이나 백현동 개발 등 이 대표와 관련한 추가 의혹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표결로 리더십이 크게 타격을 입은 이 대표가 거취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면서다. 당헌 80조에는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런 가운데 당은 친명계와 비명계로 갈려 극심한 내분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탈당 시나리오’까지 거론될 수 있는 극심한 파열음을 노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에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이 몰려 비명계의 탈당 등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당 홈페이지는 한때 접속이 되지 않기도 했다.

한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 내 대규모 ‘이탈표’에 대해 “사실상 가결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표결 결과가 민주당에 아직 공당으로서의 의무감과 양심이 일부는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표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깨끗하게 사퇴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사법절차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를 바란다”며 “민주당 주류도 이제 방탄 국회와 불체포특권을 통해 이 대표를 보호하려는 시도를 오늘부로 그만두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