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빨간불 켜진 중국… 양회 앞두고 ‘가족계획’ 안건 봇물

■ 개막 하루 앞… 제안 안건 화제

육아비용 부담 낮추기 위해
대학까지 무상 교육안 제시
SNS서 ‘좋아요’‘댓글’ 넘쳐

‘세 자녀 제한’ 규제 완전 폐지
유치원생 ‘조기 성교육’ 의견도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중국의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제안이 오는 4일 양회(兩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화두에 오르고 있다.

2일 신징바오(新京報) 등에 따르면 유명 드라마작가이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인 자오둥링(趙冬령)이 제안한 대학까지 무상교육제 도입은 이날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찍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 자오 대표는 “육아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 이후 출생한 모든 자녀에 대해 대학까지 전면 무상교육을 시행하자”며 “학비는 물론 교재비까지 면제할 것”을 건의했다. 이를 놓고 “출산을 주저하는 것은 감당하기 버거운 교육비 때문인데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한다면 아이 낳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반기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막대한 재원을 마련할 길 없는 허울뿐인 공약”이라는 비판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안건은 중국 SNS인 웨이보(微博)상에서 8000명의 ‘좋아요’를 받았고, 1만2000명이 댓글을 달며 뜨거운 화제가 됐다.

이 밖에도 다양한 제안이 쏟아졌다. 광둥(廣東)성의 전인대 대표 주례위(朱列玉)는 세 자녀로 제한하는 출산 규제를 완전히 폐지하고, 미혼 여성에게도 기혼 여성과 동등한 출산 관련 권리와 처우를 인정해주자고 제안했다. 쓰촨(四川)성의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은 출산 관련 모든 의료 비용을 면제하고 세 자녀 가정에 주택담보 대출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출산 장려책을 제안했다. 중국 인구는 작년 말 기준 14억1175만 명으로, 전년보다 85만 명 줄어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올바른 가족관 확립을 위해 조기 성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는 안건도 올라와 관심이 뜨겁다. 의사이자 저장(浙江)성 전인대 대표인 천웨이(陳瑋)가 이번 양회에서 “국가적 여건에 맞춘 유치원부터 체계적 성교육 시행”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유치원 시절부터의 성교육 시행 및 중국 문화에 맞는 관련 교과서 제작, 편찬을 골자로 하고 있다. 중국 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어린이·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막기 위해 조기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천 대표의 주장을 놓고 인터넷상에선 “도입이 시급하다”는 긍정론과 “너무 어린 나이에 전용 교재까지 펴가며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을까”란 회의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천 대표는 이외에도 남성의 육아휴직 의무화 등을 건의하며 출산율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