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일본강관·후지코시 재판 등 ‘원고·피고기업 화해’ 사례 3건 주목

공감대·금전적 보상 공통점

대법 계류중인 소송 당사자 110명
재단 출연금 확대 불가피할 듯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법 발표 이후 피해자 설득 문제가 최대 과제로 남은 상황에서 과거 강제징용 관련 소송을 거쳐 한국인 피해자와 일본 피고기업이 화해한 사례가 주목받는다.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 손해배상청구소송과 일본강관 손해배상청구소송, 후지코시(不二越)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총 3건으로 과거 사실에 대한 양측의 공감대 형성과 일본 측의 금전적 보상 등이 공통점이다.

7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일본제철 소송의 경우 1997년 9월 18일 화해가 성립됐는데 이는 전후보상재판에서 원고와 피고기업이 화해한 최초의 사례인 것으로 파악된다.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제철 가마이시(釜石) 제철소에 강제동원됐다가 산업재해 등으로 숨진 한국인 근로자 유족 11명은 일본 정부와 일본제철을 상대로 사죄,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1995년 9월 도쿄(東京)지방재판소에 제소했다. 약 2년 뒤 화해로 종결된 소송에서 일본제철은 위령에 관련된 비용 일부를 부담하고, 가마이시 제철소 내 진혼시설에 희생자 명부를 봉납하기로 했다.

1999년 4월 일본강관 소송의 경우 ‘피항소인은 해당 사건에 휘말려 부상당해 장애가 남았다는 항소인의 주장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항소인이 장애로 오랜 세월 고생한 것에 진정한 마음을 표하는 것이며, 그 뜻을 표하기 위해 410만 엔을 지불한다’ 등의 내용으로 화해가 성립됐다. 2000년 7월 화해가 성립된 후지코시 소송은 후지코시가 원고 3명 등과 유족 단체에 ‘해결금’으로 3500만 엔을 지불하는 것 등이 화해 내용으로 포함됐다. 한편 정부의 이번 해법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판결 당사자들에게도 적용될 것을 상정하고 있어 향후 재단의 출연금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