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노조 전임비 최대 1.6억원… 건설현장 20곳 돌며 수금하기도

  • 문화일보
  • 입력 2023-03-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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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 불법행위 분석결과 공개

전체 접수건 중 전임비가 27%
月 평균 1700만원 수수 사례도


정부가 건설현장에서 벌어지는 노동조합의 불법행위 근절에 나선 가운데 관계부처 조사 결과 ‘노조 전임비’는 불법적인 관행이 굳어지는 바람에 노조가 요구하는 대로 지급되는 ‘깜깜이’ 임금으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19일 발표한 건설현장 불법행위 피해 사례 일제조사에 접수된 내용 중 노조 전임비 수수 사례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노조 전임비는 노동조합법상 ‘유급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뜻한다. 근로자가 조합 소속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등 노조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에 대해 근로 제공 없이도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다. 노조 전임비 외에도 소위 ‘복지기금’명목으로 노조가 업체별로 일정 비용(월 20만 원)을 요구해 받아가는 관행도 드러났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지도 않고, 현장 소속 조합원의 처우 개선 활동도 하지 않는 노조원에게 회사가 임금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초 현장이 개설되면 해당 지역 노조에서 소속 작업반 투입을 강요하는 등 소위 ‘현장교섭’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전임자에 대한 노조 전임비를 요구하는 것이 건설현장의 관행처럼 굳어졌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전임자는 노조가 지정하는 데다 계좌번호와 금액만 통보해주면 건설사는 해당 전임자의 얼굴도 모른 채 돈만 입금하는 경우가 다수라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사는 얼굴도 모르는 전임자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4대 보험 등을 만들어 서류상 현장에 근로하는 것처럼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 전임자의 유급 근로시간 면제는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특히 유급 근로시간 면제는 조합원 수에 따라 연간 면제 한도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 관련 노조는 조합원 수나 활동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사실상 노조에서 지정하는 대로 지급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노조 전임비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의 누적액은 1억6400만 원(20개 현장)에 달했다. 한 사람이 동일 기간에 다수의 현장에서 받은 사례도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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