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린 핵무기… 나토 코앞까지 ‘러시아발 핵위협’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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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6 11:53
업데이트 2023-05-2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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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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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푸틴-루카셴코 긴밀한 대화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포럼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5일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이전 배치 법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 러, 27년 만에 국외 핵무기 배치

뉴스타트 일방파기 이어 핵 이전
우크라 지원한 서방에 경고 포석

이란·중국·북한 등 핵시설 건설 박차
아시아·유럽, 세계 핵균형 균열 우려


러시아의 핵무기 벨라루스 이전 시작은 냉전 이후 30여 년 동안 유지돼 왔던 세계적 핵 균형을 깨뜨리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함을 더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확산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가는 서방에 경고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이는 이중 포석을 놓은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행보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 교착 장기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고도화 상황 등과 맞물려 전방위적인 핵확산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러시아 핵무기 이전 개시 발언은 이날 오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관련 문서에 서명한 지 수시간 만에 나왔다. 러시아 핵무기를 벨라루스 영토 내 특수한 시설에 저장하는 내용이 골자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저장시설 준비를 모두 수행했다고 함께 밝힌 것에 견주어 보면 지난 3월 25일 푸틴 대통령과의 전술핵무기 배치 합의 이후 두 달 만에 작업이 배치가 가능할 정도의 수준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오는 7월 1일까지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 저장고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국방장관들 핵무기 이전 배치 서명 세르게이 쇼이구(왼쪽) 러시아 국방장관과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이 25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러시아 핵무기의 벨라루스 이전 배치와 관련한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타스통신 연합뉴스



러시아가 미국과 핵탄두·미사일 등에 대한 정보 공유를 약속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을 일방 파기한 데 이어 핵 위협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조종 훈련을 하게끔 승인하고, 유럽연합(EU)의 포탄 지원 가속화 등 서방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이 시간이 지날수록 두터워진 데 대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벨라루스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나토 전체를 위협 대상에 놓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서방 간 문제만이 아닐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앞서 이란에서는 최근 미국의 폭격을 피할 수 있을 정도의 80~100m 깊이에 새로운 핵 시설을 건설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도 상존 수준이고, 중국 푸젠(福建)성 샤푸(霞浦)현에 들어설 고속증식로 ‘CFR-600’의 건설 역시 최종 단계에 들어갔다는 일본 언론의 분석도 나온 바 있다. CFR-600은 고순도 플루토늄을 연간 200~300㎏ 정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샤푸 증식로의 생산분으로 핵무기 100~200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각국의 핵 개발 움직임이 활성화하며 국제사회의 핵 균형에 대한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제사회 내 ‘전장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비전략(전술)핵무기가 존재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됐다”며 “유럽과 아시아가 핵 불안감에 핵 억제를 위한 다양한 정책 추진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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