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주소 확인안된 ‘90만명 탄원서’…“조작된 여론으로 사법방해”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6 11:51
  • 업데이트 2023-09-2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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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심사 앞두고 세 과시
정보 무작위 입력해도 가능
“급조된 탄원 명부” 잇단 비판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진행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하루 앞두고 당원과 지지자 등 90여만 명을 동원, ‘영장 기각 촉구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세를 과시했다. 그러나 신상정보를 무작위로 입력해도 명단 기재가 가능해지는 등 온라인 접수 절차가 급조됐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168석 과반을 보유한 원내 제1당 거야(巨野)의 사법부 압박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도 분출하고 있다.

이 대표가 별도 입장 발표 없이 이날 오전 예정된 영장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가운데, 민주당은 하루 전인 25일 전직 국회의장 4명과 소속 의원 161명, 당원·지지자 등 모두 90여만 명이 참여한 영장 기각 탄원서를 해당 법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앙당, 정책위원회, 민주연구원 등에 소속된 200여 명의 당직자 중 175명도 이름을 올렸다. 또 소속 의원실 보좌진 428명도 탄원서 제출에 동참했다. 국회 보좌진은 개별 의원실 당 9명으로 민주당 총 정원은 1512명인데, 실제 참여율은 30%가량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민주당은 당원·지지자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하고자 당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탄원서를 제출할 수 있게끔 접수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경우 성명, 연락처, 주소 등을 필수로 기재해야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신상정보를 무작위로 입력해 접수해도 이를 ‘필터링’할 수 있는 장치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김정은’ 등 엉터리 정보를 기재해도 탄원서에 이름을 올릴 수 있던 것이다. 민주당은 접수 과정상의 허점은 수작업을 통해 걸러낼 수 있으며 인원 부풀리기는 결코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당 안팎에선 ‘급조된 탄원 명부’라는 비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전방위적 ‘탄원서 동원령’에 대해 사법부 압박 시도라고 해석하고 있다. 법조윤리협의회 위원장인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반인의 탄원은 법적 효력이 전혀 없다”며 “거대 야당이 사법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민주당의 탄원서 제출에 대해서도 “조작된 여론을 통한 사법 방해”라고 비판했다.

한편, 경찰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비명(비이재명)계 김종민 의원을 겨냥한 살해 협박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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