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대동운부군옥’ 목판본, 프랑스 도서관서 소장 확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동운부군옥 책판. 예천박물관 제공

예천박물관 “가치 재조명과 학술연구로 국보 승격 추진”

예천=박천학 기자

조선 시대 학자인 초간 권문해(1534~1591)가 저술한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보물 ‘대동운부군옥’ 목판본이 프랑스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동운부군옥은 1589년 권문해가 우리나라의 역사·지리·문학·철학·예술·풍속·인물·성씨 등 분야를 한자의 107운에 따라 분류해 20권 20책으로 편찬한 백과사전이다.

예천군 예천박물관은 이 목판본이 유명 고등학술기관인 ‘콜레주 드 프랑스’에 소장돼 있다고 19일 밝혔다. 1530년 설립된 콜레주 드 프랑스는 콜레주교수단과 프랑스 학사원의 추천을 받아 국가원수가 임명하는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 강의하는 곳이다. 지난해 12월 박대재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가 새로운 광개토대왕비 탁본을 발견하면서 널리 알려져 있다.

대동운부군옥 목판본은 1890년 조선 주재 프랑스 공사관에서 근무했던 모리스 쿠랑이 조선의 고서 현황을 정리하면서 수집한 것이다.

그는 한국의 인쇄술을 극찬하면서 ‘직지심체요절’을 가장 흥미로운 자료로 꼽았고 대동운부군옥은 당대까지 저술된 다른 서적들을 완벽하게 소개한 책으로 한국 서적을 연구할 때 가장 많이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예천박물관은 대동운부군옥 목판본이 프랑스 외에도 일본 황실의 문서나 자료 등을 관리하는 궁내청 서릉부와 일본 국립공문서관인 내각문고 등에 소장된 사실도 확인했다.

예천박물관 관계자는 “한말(韓末) 프랑스 외교관이 주목했고 일제강점기 조선 3대 천재로 불렸던 최남선이 1913년 재간행을 시도할 만큼 유명세를 지닌 책이지만 그동안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올해는 학술연구 등을 통해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보 승격을 추진해 소중한 지역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