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비하’ 양문석 공천유지 가닥… 친노·친문 반발 이어질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비난 퍼붓더니 참배 ‘노무현 비하’ 논란을 낳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18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 “공천 철회할 정도 아냐”
양, 노무현 묘역 참배뒤 사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의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에도 공천배제 없이 현 사태를 매듭짓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18일 파악됐다. 양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안 계신 노 대통령 애달파하지 말고, 살아있는 당 대표한테나 좀 잘하라”고 주장했지만, 친노(親盧)·친문(親文)으로 이어지는 구주류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민주당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직을 철회할 정도는 아니라는 점에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폭력 문제 등 국민적 공분을 살 만한 명확한 오점이 존재했던 정봉주 전 의원 공천 취소 건에 비견하기엔 경중이 다르다고 본다”며 “과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발의에 대해 민심의 역풍이 크게 불자 삼보일배 유세를 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지금 지역구 후보로 뛰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SBS 라디오에서 “최고위원들의 다수가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기 때문에 현재로는 그 결론을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은 쉽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유 전 이사장은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양 후보의 발언이) 공직자로서의 자격 유무를 가릴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건 너무 명백하다”며 “대통령이 살아계셨으면 ‘허 참, 한번 (찾아)오라고 해라’ 그 정도로 끝낼 일”이라고 했다.

양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사죄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에 대한 사죄,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리워한 국민에 대한 사죄”라면서도 권양숙 여사 예방 등 추후 일정에 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양 후보는 2007∼2008년 언론 기고에서 노 전 대통령을 ‘불량품’ ‘매국노’라고 일컬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과 윤건영 의원을 비롯해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자진사퇴를 촉구했지만, 이재명 대표는 ‘공천은 최고위 소관’이라고 선을 긋고 나서면서 이른바 ‘문·명(문재인·이재명) 갈등’이 총선 뒤 8월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 전 의원 공천배제 이후에도 김우영(서울 은평을)·김준혁(경기 수원정)·이언주(경기 용인정) 후보 등의 과거 발언이 추가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막말 리스크’ 여진을 극복하지 못하면 투표 당일까지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