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경파’ 임현택 의협 출범… ‘범의료계 협의체’ 추진할 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집행부 구성한 의협… 의대 증원에 따른 의정 갈등이 7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강경파 새 집행부가 출범하는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 임현택 신임 회장의 임명장이 놓여 있다. 윤성호 기자

교수·전공의·의대생 등 포함
대정부 압박 수위 더 높일 듯

강경파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일 공식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의협은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해 이달 의대 증원 절차가 마무리되는 동안 정부를 강도 높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의대 증원 백지화’를 전제로 의정 협의가 일대일 구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태 해결보다는 의정 갈등의 골만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임 회장 취임식은 2일 오전 의협회관에서 열린다. 새 집행부는 취임식 직전에 초도이사회를 열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새 집행부는 출범과 동시에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을 아우르는 범의료계 협의체를 꾸려 사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협의체 전제 조건은 정부와 의사들과의 일대일 대화다. 의협의 기본 입장은 의대 증원 백지화 없이는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범의료계 협의체가 구성된다고 해도 정부와의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의협이 범의료계 협의체를 앞세워 의사들 입장만 고집한다면 의정 갈등이 고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강성인 임 회장이 등판하면서 의정 갈등 해법을 찾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는 의사 집단행동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증원 자율 조정과 전공의 행정처분 보류 등으로 여러 차례 양보했지만 의료계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임 회장의 거친 발언에 대한 의료계 내부 우려도 상당하다. 이날 임 회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안상훈 전 사회수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겐 김윤 전 서울대 교수 등이 대표적인 십상시”라고 비난했다. 앞서 임 회장은 국민 대다수가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것은 정부가 괴벨스식 선동을 펼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대 교수는 “임 회장이 쏟아낸 막말이 의사에 대한 국민 여론이 나빠지는데 큰 몫을 했다는 내부 불만이 많다”고 지적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